[책마을] "디지털 기업, 고객이 지나는 길목 지켜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대체 불가능 토큰(NFT) 등 디지털과 관련된 새로운 서비스가 넘쳐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일상은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환경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모든 것이 디지털로 바뀌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환경에서 기업들이 소비자의 마음을 계속 붙들고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비스 경영에 관해 오랫동안 연구하고 강의해 온 장정빈 한국경영정책연구원장은 《디지털 고객은 무엇에 열광하는가》에서 기업의 서비스 전략을 디지털 중심으로 혁신하는 방법에 대해 탐구한다. 국민은행에서 마케팅팀장과 콜센터장을 지내고 HSBC 상무로서 고객 경험 총괄 업무를 맡았던 저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AI,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디지털’ 기술이 아니라 더 탁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 전략을 ‘변환(트랜스포메이션)’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디지털이 어떻게 고객 만족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하는지는 스타벅스의 사례가 잘 보여준다. 스타벅스는 스마트폰 앱 주문과 같은 최신 정보기술(IT)을 빠르게 도입했다. 로봇을 도입해 바리스타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디지털 주문으로 바리스타가 좀 더 자유로워지면서 음료를 만드는 데 능력을 발휘하고 고객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됐다.

디지털 시대에는 고객과 기업의 접점이 더 중요해졌다고 저자는 충고한다. 소비자의 결단과 선호를 결정하는 ‘결정적 순간(MOT: Moment of Truth)’으로 알려진 이 접점은 대면 서비스 시대에서는 친절이 가장 큰 무기였다. 비대면 시대에는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인해 24시간이 결정적 순간이 됐다. 기업 홈페이지, 앱의 활용성부터 고객센터 직원의 전문성까지 모든 접점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략상 가장 중요한 길목인 ‘초크포인트’를 지키고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분유업체의 마케팅은 엄마들이 처음 분유를 선택하게 되는 산부인과나 산후조리원에 집중한다. 디지털 마케팅에서도 잠재 고객이 신규 고객이 되기까지 경험하는 경로가 SNS 광고인지 검색 광고인지, 아니면 옥외 광고인지 정확히 분석해 디지털 길목을 지키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