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 수익률 220%….’ 꿈같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개인투자자의 큰 관심을 받았던 대한전선 주가가 급락했다. 코스피200 편입 후 공매도 악몽에 시달린 데 이어 무상감자·유상증자 소식에 2000원 선마저 붕괴됐다.

11일 대한전선은 12.61%(275원) 내린 1905원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27.75%까지 급락했다. 회사 측이 무상감자·유상증자를 동시에 진행한다고 발표하면서 투자자가 매물을 쏟아낸 영향이다. 대한전선은 전날 장 마감 이후 재무구조 개선, 신사업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액면가 감액 방식의 무상감자와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발행주식 감소 방식의 무상감자와 달리 발행주식 수와 주가를 조정하지 않아 주주의 지분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지만 투자자는 크게 동요했다. 지난 5월 대한전선이 호반그룹 품에 안긴 후 회사 정상화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이 같은 발표에 냉랭한 반응을 보인 탓이다.

지난 5월만 해도 남부러울 것 없는 종목이었다. 코스피200 편입 기대에 10거래일 연속 주가가 급등한 대한전선은 단기간에 20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코스피200 편입 후엔 공매도 타깃이 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최근 3개월간 32조7908억 주(약 715억원)의 대차 거래가 체결됐다.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유상증자가 마무리될 때까지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