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최고 이슬람의결기구인 울레마협의회(MUI)가 무슬림들의 암호화폐 사용을 금지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MUI는 "암호화폐가 불확실성과 지나친 변동성으로 인해 도박의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암호화폐를 하람(이슬람에서의 금기사항)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다만 디지털 자산으로서의 암호화폐가 샤리아(이슬람 법체계)를 따를 수 있고 이슬람에 이익이 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면 사용이 가능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MUI는 인도네시아 무슬림 고위 성직자와 학자들로 구성된 의결기구다. 정부의 정책 자문까지 담당해 인도네시아 무슬림들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블룸버그는 "MUI의 결정이 인도네시아에서 모든 암호화폐 거래가 중단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무슬림이 암호화폐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억제하고 중앙은행이 암호화폐를 발행한다는 계획을 재고하게끔 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5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약 2억7000만 인구의 87%가 무슬림인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다. 지난 5월 기준 약 450만 명이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올해 5월까지의 암호화폐 거래량은 370조루피아(약 30조6700억원)에 달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