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초청할 것이라고 CNBC가 1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음주 열릴 예정인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이 같은 제안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방안이 현실화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의 초청을 거절한다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중 관계를 더 얼어붙게 할 수 있다. 반대로 받아들인다면 민주주의와 인권을 강조해온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와 모순된다. 어느 쪽도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달갑지 않은 상황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꼴이다.

주요 7개국(G7)이 베이징 올림픽에 선수단은 참가하되 정상들은 참석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논의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중국이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에게 강제노동을 시키고 홍콩 민주화 운동을 탄압하는 등 민주주의와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의회에서도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개·폐막식에 공식 사절단을 보내지 말자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림픽 개최국의 지도자가 올림픽에 상대국 지도자를 개인적으로 초청하는 것은 관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여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도 바이든 대통령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개막식에 참석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