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가 유럽 시장을 뚫었다. 렉키로나는 유럽 보건당국이 승인한 ‘1호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이자 국내 기업이 홀로 개발해 세계 제약시장의 ‘메이저리그’인 유럽에 입성한 ‘토종 1호 바이오 신약’ 타이틀을 동시에 갖게 됐다.
셀트리온 코로나 치료제, 콧대 높은 유럽 뚫었다
셀트리온은 11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렉키로나에 대해 ‘허가 권고’ 의견을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CHMP는 과학적 평가를 토대로 EMA에 허가 여부 의견을 내는 기구로, 통상 CHMP가 허가 권고를 내면 1~2개월 내 정식 품목허가가 난다.

이렇게 되면 렉키로나는 이번에 같이 허가 권고를 받은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의 ‘로나프레베’와 함께 세계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가운데 EMA 허가를 받는 첫 제품이 된다. 미국에서 처방되고 있는 일라이릴리는 EMA 허가를 포기했고, GSK는 아직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번 허가 권고로 렉키로나의 판매 영토는 한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파키스탄에 이어 유럽 전역으로 확대된다.

CHMP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렉키로나 투여 대상을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경증 및 중등증 환자로 잡았다. 정맥주사로 60분 동안 투여하는 방식이다. 렉키로나는 임상 3상 결과 고위험군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을 72% 떨어뜨리고, 증상 개선 시간도 4.7일 단축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머크(MSD)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에 비해 편의성이 떨어지지만 성능은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몰누피라비르의 중증 악화 억제 효과는 50% 정도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렉키로나는 2만 명 넘는 국내 투여 환자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한 신약”이라며 “미국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품목허가 신청 전 미팅을 하고 있다.

오상헌/한재영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