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헬스케어 기업 존슨앤드존슨(J&J)이 베이비파우더 반창고 등을 판매하는 소비재 법인과 제약·의료기기 법인 등 2개 회사로 분할한다. 매출 성장이 정체된 소비재 부문을 떼어내 몸집을 가볍게 만들고, 제약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알렉스 고르스키 J&J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인 성장을 이루고 소비자 수요를 더 잘 충족하기 위해 분할을 결정했다"며 "18~24개월 안에 소비자 부문을 분리할 것"이라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분할 방식과 새로운 회사의 사명, CEO 등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J&J의 이번 분할 결정은 매출 성장이 더디고 수익성이 낮은 소비재 부문을 정리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해 J&J의 소비재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150억달러로 집계됐다. 그마저도 아비노 뉴트로지나 리스테린과 같은 유명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는 평가다. 반면 제약 부문은 같은 기간 매출이 8% 급증했다.

일각에서는 J&J가 소비재 부문의 리스크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분할을 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J&J는 지난 7월 자사 자외선 차단제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됐다며 전량 리콜을 결정했다. J&J 자회사 LTL 매니지먼트는 자사 베이비파우더를 쓰고 암에 걸린 사람들에게 배상을 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으면서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WSJ는 "J&J의 분할 결정이 화이자와 머크(MSD) 등 경쟁사들이 소비재 부문을 분사하고 제약 사업을 강화하기로 결정한 이후 나왔다"며 "J&J의 135년 역사에서 가장 큰 방향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12일 일본 종합전기업체 도시바는 3개 법인으로 분할하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발전 등을 다루는 '인프라서비스'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등의 '디바이스' 회사로 사업을 나누고, 두 분할 회사를 2023년 하반기 상장한다는 목표다. 현재의 도시바 법인은 40%를 출자한 반도체 대기업 키옥시아홀딩스와 상장 자회사인 도시바테크를 관리하는 회사로 존속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약 300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도시바 같은 일본 대기업이 분할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