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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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를 욕보이지 마세요. 경희대 수원캠퍼스는 분교가 아닙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분교를 졸업한 뒤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KBS 아나운서로 입사하고 이후 국회의원까지 된 자신의 사례를 소개하자 한 네티즌이 그의 페이스북에 "모교를 비하하지 마라"며 비판 글을 올렸다.

고 의원은 전태일 열사의 51주기인 지난 13일 글을 올려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당연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생을 바쳤다"면서 "입사 시 대학 이름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당연한 권리가 여전히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공공기관들은 (채용 시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고 효과도 입증됐다"면서 "하지만 법제화가 돼 있지 않아 늘 불안한 마음이다. 이 좋은 제도가 후퇴하는 일이 없도록 법제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공정채용법 제정안(블라인드 채용법)'을 발의하게 된 배경을 설명한 것.

이에 한 네티즌은 "중국어학과는 서울캠퍼스 중국어교육학과를 폐과시키고 당시 수원캠퍼스로 이전한 것이다"라면서 "중국어학과 뿐 아니라 거의 모든 학과가 서울캠퍼스에서 이전했다"고 지적했다.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이어 "고민정 씨 때문에 경희대 국제캠퍼스가 발칵 뒤집혔다"면서 "모교의 상황도 모르면서. 무슨 이유에서 팩트도 모르면서 경희대 국제캠퍼스를 그렇게 비하하고 졸업생, 재학생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지 모르겠다. 제대로 알고 얘기하라. 입법하면서 모교를 비하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총선 때 일부 언론에서 고민정의 학력 허위기재 논란을 보도하면서 경희대 국제캠퍼스가 분교라고 표기해서 총학생회에서 기자, PD와 직접 통화하는 등 학교가 난리 났었다"면서 "도대체 졸업생, 재학생들에게 상처를 주고 분교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몇 번째냐. 자신을 키워준 모교에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배은망덕한 짓 좀 그만하라. 제발 그 입 좀 조심하길"이라고 했다.

경희대 커뮤니티에도 "고 의원이 분교를 인정했다", "블라인드 테스트여야만 입사가 가능하다는 거냐" 등의 성토 글이 올라오고 있다.

앞서 고 의원은 블라인드 채용 도입 이후 2016~2019년 253개 공공기관 신규 채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비수도권 대학 출신 비율이 증가하고(43.7→53.1%) SKY(서울·고려·연세대) 출신 비율이 감소한 점(8.0→5.8%)을 들어 학벌 차별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여성 채용 비율 또한 34%에서 39%로 늘어나 성별 차별이 줄어들었으며, 블라인드 채용 절차가 공정하다고 인식하거나 결과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으로 채용 신뢰도가 올라갔다고도 했다.

고 의원은 "저 또한 블라인드 테스트로 KBS에 입사한 경험이 있어 법제화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감하고 있다"며 "저는 당시 분교였던 경희대 수원캠퍼스를 졸업했지만 이 제도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제2, 제3의 고민정이 탄생하도록 공동발의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경희대 국제캠퍼스
경희대 국제캠퍼스
고 의원 재학 당시에는 분교였던 경희대 수원캠퍼스가 이후 경희대 국제캠퍼스로 변화했다. 하지만 자신의 성공사례를 언급하면서 경희대 국제캠퍼스를 분교라고 인식하게 했다는 재학생 및 졸업생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경희대 서울캠퍼스와 경기도 용인의 국제캠퍼스, 경기도 남양주의 광릉캠퍼스는 이원화 캠퍼스이며, 서울캠퍼스는 인문·사회, 의약학, 기초과학, 순수예술 등의 순수학문으로, 국제캠퍼스는 공학·응용과학, 국제화, 현대예술·체육 등의 응용학문 위주로 특성화되어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