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자율주행 시대 앞당기려면 공공 SW사업에 대기업 참여 필수"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의 대기업 참여 제한 규제가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 구축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C-ITS는 자동차가 운전자 없이 거리를 누비는 ‘완전 자율주행’의 핵심 인프라다.

조원석 LG유플러스 기업신사업그룹장(사진)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C-ITS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대기업 참여 제한 규제로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 그룹장이 지적한 규제는 정부가 발주하는 공공 SW 사업에서 금액이 80억원 이하면 대기업은 참여하지 못하게 한 제도다. 중소기업 보호·육성이라는 목적으로 2013년부터 시행됐다. 국가안보, 신산업 등 분야는 ‘대기업 참여 제한 예외 사업 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국민에게 영향을 주는 인프라 구축 사업에서 기술력이 뛰어난 대기업이 일괄 배제돼 부작용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7월 코로나19 백신 예약 시스템 먹통 사태가 대표적이다.

C-ITS는 자율주행차가 다른 차량, 시설과 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통신 시스템이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LG유플러스뿐 아니라 SK텔레콤, KT가 모두 C-ITS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C-ITS에는 SW가 많이 들어가 다른 공공 SW 사업과 동일하게 대기업 참여 제한 규제가 적용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C-ITS 사업은 대기업 참여 제한 예외 사업 심의위원회를 통과한 덕분에 대기업이 수주한 사례가 있긴 하다. 조 그룹장은 “앞으로 수많은 지자체에서 C-ITS 사업을 추진할 텐데 그때마다 심의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하는 게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완전 자율주행이 상용화됐을 때 C-ITS에 오류가 생기면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며 “이처럼 중대한 공공 사업은 수행 기업을 선정할 때 규모가 아니라 기술력을 최우선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C-ITS 사업만큼은 대기업 참여 제한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LG유플러스가 수행하는 강릉시의 ITS 사업은 이달 공사에 착수했다. 내년 9월까지 ITS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