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원 왕쥔성 연구원 "종전선언 협상에 중국 참여해야"
중국 관변학자 "상징적 종전선언 안돼…비핵화와 연계해야"
한미간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6·25전쟁 종전선언이 비핵화와 연계되지 않은 상징적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되며, 협상에 중국도 참여해야 한다는 중국 관변 학자의 주장이 나왔다.

중국 사회과학원 아태·세계전략연구원 왕쥔성(王俊生) 연구원은 15일 '한반도 종전선언에 단지 상징성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제목으로 관영매체인 환구시보(環球時報)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왕 연구원은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을 공식 종료시키는 것은 협정이 체결된 당사자가 함께 참여하는 상황 하에서만 효력이 있다"며 "비록 관련국 정상(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종전선언은 법률문서가 아니라 정치적 제스처라고 여러 차례 말했지만 어떤 것이건 간에 정식으로 정전협정을 종결하려 한다면 중국은 서명 당사자로서 당연히 빠질 수 없다"고 썼다.

그는 이어 중국이 6·25전쟁에 참전해 막대한 인적·물적 희생을 치렀다면서 "6·25전쟁의 공식 종전을 선언해야 하는데, 주요 전쟁 참여국인 중국이 참가하지 않으면 사리에 어긋나며, 도리상으로 그 전쟁에서 희생된 중국 장병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또 "유관국 정상이 여러 차례 한반도 종전선언은 '3자' 또는 '4자' 정상이 서명할 것이라고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국제법의 각도에서나 상식의 각도에서나 6·25전쟁 종전선언은 응당 북한과 중국, 미국, 한국 4자가 공동으로 참여해 정전협정을 끝내는 담판을 하고, 새로운 한반도 평화협정 서명을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종전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체제 건설은 한반도 비핵화 과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만약 한반도 비핵화가 실질적 진전을 얻을 수 없다면 한 장의 종전선언으로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기 어렵다"고 썼다.

이어 "따라서 종전선언 협상 과정에서도 한반도 비핵화와 연계해야 한다"며 "다시 말해 종전선언은 단순히 '상징적'이어선 안되며 북·미 상호 신뢰 건설과 한반도 비핵화 진전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연구원의 견해는 결국 종전선언은 단순한 상징적 선언에 그쳐서는 곤란하며 비핵화의 진전과 연결돼야 한다는 점과 중국 포함 4개국 참여 하에 정전협정을 종결하는 절차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왕 연구원이 소속된 중국 사회과학원이 중국의 내각인 국무원 직속 기관이고, 그가 글을 실은 매체가 관영 환구시보라는 점에서 이번 입장은 중국 정부 입장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류샤오밍(劉曉明)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지난 1일 영상으로 진행된 한중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에서 "중국은 한반도 사무의 중요한 당사국이자 '조선 정전협정' 체결국으로서 한반도 평화 논의 추진, 종전선언 발표 등 사무에 관해 관련국과 소통을 유지하며 건설적 역할을 하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관변학자 "상징적 종전선언 안돼…비핵화와 연계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