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내고 더 받는' 국민연금…月 200만원 이상 수급자 10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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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00만원 넘게 받는 사람
1년새 27% 늘어 40만명 육박
국민연금 수익, 사적연금 2배
가입기간 늘려 수령액 높여
"국민연금 개혁 불가피하지만
노후대비 위해 적극 활용해야"
1년새 27% 늘어 40만명 육박
국민연금 수익, 사적연금 2배
가입기간 늘려 수령액 높여
"국민연금 개혁 불가피하지만
노후대비 위해 적극 활용해야"
국민연금은 과거 애물단지처럼 여겨졌다.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직장인은 당장 월급에서 돈이 나가다 보니 불만이 있었다. 나중에 받는 금액은 크지 않을 것이란 인식도 상당했다. 실제로도 그랬다. 수년 전 은퇴한 사람의 국민연금 수령액은 수십만원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정도만으론 노후생활을 꾸리기 어렵다.
하지만 최근 국민연금으로 100만원 이상을 받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인식이 바뀌고 있다. 다른 저축을 더 하면 노후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늘었다. 국민연금에 미리 가입하거나 추후에 가입 기간을 늘려 노년에 수령액을 늘리려는 사람이 증가한 이유다.
월 100만원 이상 받는 사람은 7월 말 기준 39만4821명에 이른다. 1년 전 31만428명에 비해 27.2%, 2018년 말 20만61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평균 수령액은 55만1892원으로 집계됐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올해 1인 가구 최저생계비인 54만8349원보다 많다. 국민연금을 받는 1인 가구라면 평균적으로 국민연금만으로도 최저생계는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늘어나는 것은 가입자가 보험료를 낸 기간(가입기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1988년 처음 도입됐다. 제도가 도입되자마자 가입했더라도 십수 년 전에 은퇴한 사람의 가입기간은 20년 안팎에 불과하다. 수년 전부터 국민연금을 받게 된 사람 중에선 30년가량 보험료를 낸 사람이 적잖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에 연동돼 수령액이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100만원 이상을 받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가입 기간을 늘려 놓으면 큰 이익이 되는 것은 국민연금의 구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내는 돈보다 받는 돈이 많은 저부담 고급여로 설계돼 있다. 국민연금 수익비(낸 보험료 총액의 현재가치 대비 받는 연금의 현재가치)는 연령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두 배를 넘는다. 현재의 제도가 계속 이어진다면 1980년생도 약 2.1배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적연금의 수익비가 1배 안팎에서 결정되는 것에 비해 이득이 크다.
외국인도 이 같은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알고 있다. 국민연금 통계연보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31만2308명의 외국인이 국민연금에 가입했다.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이 약 17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도네시아 1만9888명, 미국 1만9381명, 태국 1만8361명 순이었다. 10년 전 20만4500명에 비해 10만 명 이상 늘었다. 추후납부를 통해 국민연금을 더 받으려는 외국인도 상반기 기준 3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제학부 교수는 “국민들이 국민연금에 가입해 노후를 국가에 맡기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면서도 “현재의 연금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연금 개혁을 신속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국민연금에 수술이 가해지더라도 민간 연금보다는 더 기대할 만하다고 보고 있다. 전체 국민의 노후생활을 대비한 국가 제도이기 때문이다. 특히 소득이 많지 않은 사람일수록 국민연금에 일찍 가입하고, 장기간 유지하는 게 좋다는 조언이 나온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월 200만원 넘게 받는 수급자 급증
국민연금 통계를 보면 올 7월 말 기준 월 200만원 이상 국민연금을 받아간 사람은 96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2020년 7월 264명에 비해 3.6배 증가했다. 2019년 98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년 새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작년 말 기준 최고 금액을 받고 있는 사람은 금액이 월 226만9000원인 것으로 파악됐다.월 100만원 이상 받는 사람은 7월 말 기준 39만4821명에 이른다. 1년 전 31만428명에 비해 27.2%, 2018년 말 20만61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평균 수령액은 55만1892원으로 집계됐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올해 1인 가구 최저생계비인 54만8349원보다 많다. 국민연금을 받는 1인 가구라면 평균적으로 국민연금만으로도 최저생계는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늘어나는 것은 가입자가 보험료를 낸 기간(가입기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1988년 처음 도입됐다. 제도가 도입되자마자 가입했더라도 십수 년 전에 은퇴한 사람의 가입기간은 20년 안팎에 불과하다. 수년 전부터 국민연금을 받게 된 사람 중에선 30년가량 보험료를 낸 사람이 적잖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에 연동돼 수령액이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100만원 이상을 받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120만 명이 ‘국민연금테크’
‘국민연금테크’에 나선 120만 명도 대체로 가입 기간을 늘려 수령액을 더 높이는 선택을 하고 있다. 의무가입 대상이 아닌데 스스로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임의가입, 만 60세 이후 가입 자격을 유지하는 임의계속가입, 일시에 수년 치 보험료를 내는 추후납부, 반환일시금으로 받았던 국민연금을 이자와 함께 다시 내는 반납 등이 가입 기간을 늘리는 테크에 해당한다.이처럼 가입 기간을 늘려 놓으면 큰 이익이 되는 것은 국민연금의 구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내는 돈보다 받는 돈이 많은 저부담 고급여로 설계돼 있다. 국민연금 수익비(낸 보험료 총액의 현재가치 대비 받는 연금의 현재가치)는 연령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두 배를 넘는다. 현재의 제도가 계속 이어진다면 1980년생도 약 2.1배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적연금의 수익비가 1배 안팎에서 결정되는 것에 비해 이득이 크다.
외국인도 이 같은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알고 있다. 국민연금 통계연보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31만2308명의 외국인이 국민연금에 가입했다.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이 약 17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도네시아 1만9888명, 미국 1만9381명, 태국 1만8361명 순이었다. 10년 전 20만4500명에 비해 10만 명 이상 늘었다. 추후납부를 통해 국민연금을 더 받으려는 외국인도 상반기 기준 3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개혁은 변수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가입자에게 유리하다면 연금 재정은 언젠가는 고갈될 수밖에 없다. 지금은 2057년께 국민연금이 고갈될 것으로 추정되지만 약간 더 빨라질 수도 있다.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제학부 교수는 “국민들이 국민연금에 가입해 노후를 국가에 맡기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면서도 “현재의 연금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연금 개혁을 신속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국민연금에 수술이 가해지더라도 민간 연금보다는 더 기대할 만하다고 보고 있다. 전체 국민의 노후생활을 대비한 국가 제도이기 때문이다. 특히 소득이 많지 않은 사람일수록 국민연금에 일찍 가입하고, 장기간 유지하는 게 좋다는 조언이 나온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