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틱, 틱...붐!', 꿈과 현실 사이…젊은 예술가의 고뇌를 엿보다
젊은 예술가의 뜨거운 열정, 그 안에 깃든 불안정한 청춘의 초상이 펼쳐진다. 지난 12일 극장 개봉에 이어 오는 1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뮤지컬 영화 ‘틱, 틱... 붐!’(사진)은 아름다운 선율에 꿈과 희망, 그리고 불안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 작품은 뮤지컬 ‘렌트’의 창작자이자 ‘비운의 브로드웨이 천재’로 불리는 조너선 라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렌트는 세계적으로 흥행했으나 정작 그는 이를 지켜보지 못한 채 렌트의 초연 전날 삶을 마감했다. 이 영화는 그의 미완성 작품인 ‘틱, 틱... 붐!’을 재각색한 것이다.

이야기는 미국 뉴욕에서 웨이터로 일하며 꿈을 키워가는 뮤지컬 작곡가 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존은 서른 살 생일과 중요한 공연을 앞두고 깊은 고뇌를 거듭한다. 가난에도 뮤지컬을 포기할 수 없는 존, 그와 달리 꿈을 포기한 친구, 꿈 대신 함께 떠날 것을 제안하는 연인 등이 꿈을 둘러싼 청춘의 다양한 고민과 선택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혹독한 현실 앞에서 꿈을 지킨다는 것의 의미, 예술가로서의 열정과 좌절이 정교하게 그려지며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틱, 틱... 붐!’ ‘Why’ 등 리듬감 넘치고 친근한 멜로디의 넘버들도 인상적이다. 렌트를 본 사람들은 이 작품을 통해서도 라슨이 얘기하는 꿈과 열정, 다양성 문제 등에 대해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렌트처럼 이 작품에서도 성소수자 문제 등을 함께 다룬다.

‘인 더 하이츠’ ‘해밀턴’ 등에 출연해 브로드웨이 흥행 주역으로 꼽히는 뮤지컬 연출가 린 마누엘 미란다는 이 작품을 통해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존 역은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으로 인기를 얻고 토니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앤드루 가필드가 맡았다. 가필드는 이전에 한 번도 뮤지컬이나 노래가 나오는 영화에 출연한 적이 없지만 노래를 매끄럽게 소화했다. 가필드는 15일 열린 화상 간담회에서 “처음엔 정말 두려웠는데 그 긴장이 동력이 돼서 오히려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며 “특히 대본이 가진 힘 덕분에 이런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