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가 해태제과 아이스크림 사업부문을 인수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시너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악화되는 추세다.

빙그레, 해태 품고 덩치 키웠는데 실속은…
15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빙과시장 성수기로 불리는 지난 3분기(7~9월) 롯데연합(롯데제과+롯데푸드)의 시장 점유율은 46.1%를 기록했다. 41.7%인 빙그레(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를 4.4%포인트 앞섰다. 빙그레는 전년(40.1%) 대비 점유율을 1.6%포인트 끌어올렸지만 격차를 뒤집지는 못했다.

빙그레는 지난해 10월 해태아이스크림 지분 전량을 1325억원에 인수했다.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통해 불필요한 경쟁 비용을 아끼고, 인력·설비를 효율화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빙그레는 아직까지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의 영업망과 물류체계는 여전히 제각기 돌아가고 있다. 원재료 공동구매 체계도 구축하지 못했다. 업계에선 이를 통합해 비용을 절감하는 데 앞으로도 상당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악재도 이어지고 있다. 아이스크림과 우유 등의 원재료인 원유(原乳) 가격이 L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3%(21원) 올랐다. 원유 가격이 인상된 것은 3년 만이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빙과업계 4사가 가격 담합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수십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어야 할 위기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크게 늘어나 아이스크림 가격 체계가 붕괴되면서 수익성도 점차 나빠지고 있다.

커진 외형을 수익성이 아직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 이날 빙그레는 3분기 354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2758억원) 대비 28.5% 늘었다. 해태아이스크림 실적이 반영된 효과다. 반면 영업이익은 1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9억원)에 비해 12.0% 감소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브랜드와 특허, 상표권 등 무형자산의 감가상각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과 마케팅 비용 증가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