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지자 월스트리트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반(反) 캐시 우드 펀드 출시를 비롯해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아크의 아성에 대항하고 나섰다.

테슬라 등의 기업들을 조기에 발굴한 '돈나무 언니' 우드 CEO가 부침에 빠진 것은 최근 수익률 부진 때문이다. 아크인베스트의 대표 펀드인 아크이노베이션 ETF(ARKK)의 수익률은 올해 들어 소규모 기술주들이 부진하면서 4.97% 하락했다. 연간 152.51%에 달하는 수익률을 낸 지난해와 대조적이다. CNN비즈니스는 "투자자들은 변동성 높은 소수의 종목에 투자하는 아크의 전략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월가는 우드 CEO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한 상품들을 속속들이 내놓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터틀캐피탈은 지난 9일 터틀캐피탈쇼트이노베이션 ETF(SARK)를 출시했다. 본래 '쇼트 ARKK ETF'란 이름을 가지고 있던 이 펀드는 스와프 계약을 통해 ARKK의 실적 둔화해 배팅하고 수익을 얻는다. 블룸버그통신은 SARK를 두고 '안티(anti) 캐시 우드 펀드'라고 일컫기도 했다.

매튜 터틀 터틀캐피탈 CEO는 "조정과 약세장이 나타난다면 ARKK의 모멘텀은 더욱 약해질 것"이라며 "ARKK에 공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기 떄문에 이 펀드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 봤다"고 했다. SARK는10일(현지시간) 전날 대비 2.9% 상승했고, 11일에는 0.7%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우드 CEO의 전략을 모방하는 테마형 ETF들을 선보였다. 골드만삭스는 11일 '파괴적 혁신'에 투자하는 차세대소비자자산 ETF(GBUY), 차세대헬스케어자산 ETF(GDOC), 차세대부동산인프라자산(GREI)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세 ETF 모두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에 대한 우드 CEO의 견해도 긍정적으로 봤다. 케이티 코흐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사업 공동본부장은 "우리는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 대해 다르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주식에 60%, 채권에 40%에 투자하는 전통적인 포트폴리오는 무너졌다"고 했다. 이어 "새로 출시된 펀드로 향후 10년간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드 CEO 역시 지난 3월 채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전통적인 투자 전략을 비판한 바 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