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성형 기술로 반도체·전기차 산업 심장된 미쓰이하이텍[이슬기의 주식오마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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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저점 이후 텐베거
반도체 리드프레임·모터코어
전세계 점유율 1위
"도요타 전기차 전환 최대 수혜사"
반도체 리드프레임·모터코어
전세계 점유율 1위
"도요타 전기차 전환 최대 수혜사"
※이슬기의 주식오마카세에서는 매 주 하나의 일본종목을 엄선해 분석합니다. 이번주 다룰 종목은 금형 정밀가공업체 미쓰이하이텍입니다.
한 나라의 제조업 수준은 그 나라가 보유한 금형산업의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는 말이 있다. 금속으로 만든 틀은 동일 규격의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기차·반도체 등 금형기술이 안쓰이는 산업이 없다. 금형기술은 일견 고루한듯 보여도 4차산업혁명에도 꼭 필요한 기술이다.
이 금형기술 하나로 반도체·전기차 산업의 심장이 된 기업이 있다. 일본 미쓰이하이텍(종목번호 6966)이 그 주인공이다. 미쓰이하이텍은 머리카락만큼 얇은 강판을 성형해 내는 기술력으로 1년 반 만에 텐베거(10배 오른 주식)가 됐다.
○1969년 양산한 반도체 리드프레임
15일 동경증권거래소에서 미쓰이하이텍은 9400엔에 장을 마쳤다. 미쓰이하이텍은 지난 11일 장중 9790엔까지 올라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주가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상승률은 142.6%에 달하고, 코로나 이후 저점(2020년 3월 13일·936엔) 이후로 따지면 무려 10배 올랐다. 미쓰이하이텍은 금형 정밀가공업체로 1984년 상장됐다. 창업자인 미쓰이요시아키가 1949년 설립한 미쓰이공작소가 원형으로 미쓰이그룹과는 관련이 없다. 금형은 금속재료를 절단하거나 굽혀서 성형하는 등의 기술로 모든 산업에 필요한 뿌리 산업이다. 미쓰이하이텍은 미쓰이요시아키가 창업 전부터 갈고닦아온 금형 기술 하나로 격동의 산업변화를 선두하는 기업이 됐다.
대표적 예가 반도체 리드프레임 제조다. 미쓰이하이텍은 1969년에 반도체 리드프레임 제조·양산을 시작했다. 리드프레임이란 반도체 칩과 외부 회로를 전기적으로 연결하고(Lead), 반도체 패키지 내에서 칩을 지지해 주는 기판(Frame) 역할을 수행하는 반도체 주요 부품이다. 반도체의 중요성이 21세기 들어 부각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쓰이하이텍은 빠르게 이 분야를 선점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미쓰이하이텍은 2018년까진 반도체 리드프레임에서 매출의 50%를 올리기도 했다. 현재도 반도체 리드프레임 분야에서 전세계 점유율 1위(약 13%)를 차지하고 있다.
○첫 프리우스에 탑재된 모터코어…점유율 1위
그런 미쓰이하이텍에 최근 반도체 리드프레임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다주는 사업이 있다. 바로 전기차 모터코어다. 1997년 전세계 최초 양산된 하이브리드 자동차 도요타 프리우스에 들어간 모터코어가 바로 미쓰이하이텍의 것이다. 도요타에 채택되면서 시작한 모터코어사업이 지금은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이 됐다. 미쓰이하이텍은 현재 전세계 전동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 모두 포함) 시장에서 모터코어 부분 점유율 60%를 차지한다. 모터코어는 전기차에서 배터리 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전환해 바퀴를 굴리게 하는 모터의 철심부분을 뜻한다. 이 철심은 얇으면 얇을 수록 모터의 힘이 강해지나, 빠르게 회전시키려면 얇은 판을 여러개 쌓아 회전시킬 수 있는 덩어리로 만들어야 한다. 이때 용접을 해서 덩어리로 만들면 전기 효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접합시키는 기술이 중요하다. 미쓰이하이텍은 머리카락 굵기(0.25밀리미터)의 전기강판을 200장 쌓아 모터코어를 만들되, 쌓을 때 마다 전자강판에 V자 홈을 만들어 서로 접합시키는 기술을 쓴다. 빈틈이 없게 접합시키려면 초미세먼지 굵기(마이크로미터) 단위로 강판을 다듬어야 하고 V자 홈을 만들때도 적절한 힘을 줘야 한다. 이 모든 요소를 절묘하게 맞추려면 숙련 기술자라도 수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높은 기술력을 가진 미쓰이하이텍은 지난해 전동차 310만대분의 모터코어를 팔았지만 불량품은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당장 실적도 좋다. 올 상반기(2~7월) 매출은 전년 대비 45.8% 증가한 642억2800만엔, 영업이익은 59억6200만엔을 기록했다.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이다. 이미 지난 한 해 낸 영업이익을 반 년 만에 모두 벌어들였다. 정보통신(IT)기계나 자동차용 반도체 리드프레임 사업이 호조였을 뿐 아니라 모터코어도 잘 팔렸기 때문이다. 리드프레임이 주력인 전기부품 사업 매출은 이 기간동안 59.5% 늘었고, 모터코어가 주력인 전자부품 사업 매출은 39% 늘었다. 다만 과제는 있다. 현재 미쓰이하이텍의 주 거래대상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V)와 하이브리드 자동차(HV) 업체다. 앞으로 전기차(EV) 브랜드에 판로를 넓혀야 한다. 이를 위해 미쓰이하이텍은 지난 3월 폴란드에서 모터코어 양산을 시작하는 등 전세계 자동차 업계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또 4개국 7개 거점에 있는 공장에서 모두 증산할 수 있도록 부지를 확보해두기도 했다. 올해 230억엔의 설비투자를 실시할 예정으로 내년 이후에도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실시해 전기차 시장 확대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증권가에선 미쓰이하이텍의 주가 전망을 밝게 본다. SBI증권은 지난 10일 미쓰이하이텍의 목표주가로 1만3750엔을 제시했다. SBI증권은 "모터코어의 매출이 2030년에는 2~3배 확대되고 투자금액은 앞으로 수 년이면 회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쓰이하이텍은 하이브리드용 모터코어에선 전세계 점유율이 60%, 도요타 자동차 내에선 90%로 압도적 점유율을 갖고 있어 도요타의 전기차 대전환 전략으로부터 최대의 수혜를 받는 기업이 될 것"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이 금형기술 하나로 반도체·전기차 산업의 심장이 된 기업이 있다. 일본 미쓰이하이텍(종목번호 6966)이 그 주인공이다. 미쓰이하이텍은 머리카락만큼 얇은 강판을 성형해 내는 기술력으로 1년 반 만에 텐베거(10배 오른 주식)가 됐다.
○1969년 양산한 반도체 리드프레임
15일 동경증권거래소에서 미쓰이하이텍은 9400엔에 장을 마쳤다. 미쓰이하이텍은 지난 11일 장중 9790엔까지 올라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주가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상승률은 142.6%에 달하고, 코로나 이후 저점(2020년 3월 13일·936엔) 이후로 따지면 무려 10배 올랐다. 미쓰이하이텍은 금형 정밀가공업체로 1984년 상장됐다. 창업자인 미쓰이요시아키가 1949년 설립한 미쓰이공작소가 원형으로 미쓰이그룹과는 관련이 없다. 금형은 금속재료를 절단하거나 굽혀서 성형하는 등의 기술로 모든 산업에 필요한 뿌리 산업이다. 미쓰이하이텍은 미쓰이요시아키가 창업 전부터 갈고닦아온 금형 기술 하나로 격동의 산업변화를 선두하는 기업이 됐다.
대표적 예가 반도체 리드프레임 제조다. 미쓰이하이텍은 1969년에 반도체 리드프레임 제조·양산을 시작했다. 리드프레임이란 반도체 칩과 외부 회로를 전기적으로 연결하고(Lead), 반도체 패키지 내에서 칩을 지지해 주는 기판(Frame) 역할을 수행하는 반도체 주요 부품이다. 반도체의 중요성이 21세기 들어 부각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쓰이하이텍은 빠르게 이 분야를 선점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미쓰이하이텍은 2018년까진 반도체 리드프레임에서 매출의 50%를 올리기도 했다. 현재도 반도체 리드프레임 분야에서 전세계 점유율 1위(약 13%)를 차지하고 있다.
○첫 프리우스에 탑재된 모터코어…점유율 1위
그런 미쓰이하이텍에 최근 반도체 리드프레임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다주는 사업이 있다. 바로 전기차 모터코어다. 1997년 전세계 최초 양산된 하이브리드 자동차 도요타 프리우스에 들어간 모터코어가 바로 미쓰이하이텍의 것이다. 도요타에 채택되면서 시작한 모터코어사업이 지금은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이 됐다. 미쓰이하이텍은 현재 전세계 전동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 모두 포함) 시장에서 모터코어 부분 점유율 60%를 차지한다. 모터코어는 전기차에서 배터리 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전환해 바퀴를 굴리게 하는 모터의 철심부분을 뜻한다. 이 철심은 얇으면 얇을 수록 모터의 힘이 강해지나, 빠르게 회전시키려면 얇은 판을 여러개 쌓아 회전시킬 수 있는 덩어리로 만들어야 한다. 이때 용접을 해서 덩어리로 만들면 전기 효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접합시키는 기술이 중요하다. 미쓰이하이텍은 머리카락 굵기(0.25밀리미터)의 전기강판을 200장 쌓아 모터코어를 만들되, 쌓을 때 마다 전자강판에 V자 홈을 만들어 서로 접합시키는 기술을 쓴다. 빈틈이 없게 접합시키려면 초미세먼지 굵기(마이크로미터) 단위로 강판을 다듬어야 하고 V자 홈을 만들때도 적절한 힘을 줘야 한다. 이 모든 요소를 절묘하게 맞추려면 숙련 기술자라도 수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높은 기술력을 가진 미쓰이하이텍은 지난해 전동차 310만대분의 모터코어를 팔았지만 불량품은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당장 실적도 좋다. 올 상반기(2~7월) 매출은 전년 대비 45.8% 증가한 642억2800만엔, 영업이익은 59억6200만엔을 기록했다.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이다. 이미 지난 한 해 낸 영업이익을 반 년 만에 모두 벌어들였다. 정보통신(IT)기계나 자동차용 반도체 리드프레임 사업이 호조였을 뿐 아니라 모터코어도 잘 팔렸기 때문이다. 리드프레임이 주력인 전기부품 사업 매출은 이 기간동안 59.5% 늘었고, 모터코어가 주력인 전자부품 사업 매출은 39% 늘었다. 다만 과제는 있다. 현재 미쓰이하이텍의 주 거래대상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V)와 하이브리드 자동차(HV) 업체다. 앞으로 전기차(EV) 브랜드에 판로를 넓혀야 한다. 이를 위해 미쓰이하이텍은 지난 3월 폴란드에서 모터코어 양산을 시작하는 등 전세계 자동차 업계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또 4개국 7개 거점에 있는 공장에서 모두 증산할 수 있도록 부지를 확보해두기도 했다. 올해 230억엔의 설비투자를 실시할 예정으로 내년 이후에도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실시해 전기차 시장 확대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증권가에선 미쓰이하이텍의 주가 전망을 밝게 본다. SBI증권은 지난 10일 미쓰이하이텍의 목표주가로 1만3750엔을 제시했다. SBI증권은 "모터코어의 매출이 2030년에는 2~3배 확대되고 투자금액은 앞으로 수 년이면 회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쓰이하이텍은 하이브리드용 모터코어에선 전세계 점유율이 60%, 도요타 자동차 내에선 90%로 압도적 점유율을 갖고 있어 도요타의 전기차 대전환 전략으로부터 최대의 수혜를 받는 기업이 될 것"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