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안내문이 붙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안내문이 붙었다. 사진=연합뉴스
시중 은행들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더 오를 전망이다. 최근 한 달 새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29%로 9월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2월(1.4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 5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 달에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기반으로 산출돼 시장금리 변동이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반영된다. 10월 잔액 기준 코픽스는 1.11%로 전달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도 0.89%로 전달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국민·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이 그 재원이 된다. 코픽스가 오르면 은행이 그만큼 더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코픽스가 내리면 그 반대의 경우다.

신규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준비하는 차주들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시중은행은 이날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잇따라 올리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3.45~4.65%에서 연 3.58~4.78%로 인상했다. 우리은행도 연 3.31~3.82%에서 3.44~3.95%로 올렸다.

여기에 서민 대출의 최후의 보루 격인 정책 모기지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11월 U-보금자리론(30년 만기 기준)의 대출금리는 연 3.35%로 2018년 9월(연 3.45%) 이후 최고치다. 1년 새 1%포인트나 상승했다. 보금자리론은 첫 주택마련에 사용할 수 있는 정책 모기지 상품으로, 일반 주택담보대출 대비 낮은 금리와 높은 담보인정비율(LTV)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보금자리론은 지난해 10월 연 2.35%로 저점을 찍은 후 줄곧 상승 추세를 보여왔다. 이는 금리 결정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5년물 금리가 꾸준히 상승해서다.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 1.302%에서 최근 2.425%(10월30일 기준)으로 1.2%포인트 이상 올랐다.

현재 올 연말까지 실행 가능한 보금자리론 대출 접수는 마감됐다. 가계대출 증가율을 관리하고 있는 시중 은행들이 1~3개월간 가계대출에 포함되는 보금자리론 취급을 꺼리면서다. 주금공은 신규 신청분부터 대출 실행까지 최소 심사 기간을 40일에서 50일로 연장했다. 만약 16일 대출 신청을 하더라도 50일 뒤인 내년 1월5일 이후부터 보금자리론 실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올해 보금자리론이 필요한 경우에는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거주 중인 주택의 전세 기간 만료 등 불가피한 사유로 잔금일을 대출 신청일로부터 50일 이후로 조정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서다. 주금공에 증빙서류를 제출하고 심사를 거치면 50일 미만이 남았더라도 대출 실행이 가능하다.

문제는 대출금리의 상승 폭이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이번달과 내년 기준금리를 잇따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확대되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전체 가계의 이자부담은 약 12조원 늘어난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내년 4~5%로 올해(5~6%)보다 더 강화한다는 점도 부정적이다. 올해처럼 은행들이 대출 관리 명목으로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낮춰 대출금리를 높이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