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명문제약 소액주주들이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인수·합병(M&A)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담은 사설정보지 '지라시'가 돌면서 주가가 장중 10% 가까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지라시에 대해 강력 대응을 밝혔지만 이미 일부 투자자들은 피해를 입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명문제약은 지난 12일 최대주주 지분매각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엠투엔'을 대상자에서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명문제약은 향후 최대주주의 지분매각과 관련해 다른 매각 논의가 진행되거나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될 때 추후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 공시가 나온 직후 종목토론방이나 소액주주들 오픈채팅에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돌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라시 내용은 간단했다. 실사 과정에서 거래정지가 될만한 요인이 발견돼 곧 거래정지가 될 것이며, 엠투엔 대신 엘엠바이오사이언스라는 비상장사가 명문제약을 인수할 것이란 지라시였다.

하지만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니였다. 우선 명문제약과 엠투엔 양측은 가격차이로 인해 M&A 무산됐다. 게다가 엠투엔 측이 계약을 철회한 것이 아닌, 명문제약 쪽에서 계약 철회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라시 내용 처럼 전날 개장과 동시에 거래가 정지될 것이란 말도 거짓이였으며, 비상장사인 엘엠바이오사이언스가 명문제약을 인수한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였다.

주가시세 관여하는 이른바 세력들은 종목토론실과 소액주주 오픈채팅방을 돌며 자신을 엘엠바이오사이언스 대표라고 소개, 엘엠바이오사이언스가 명문제약을 인수할 것이란 소문과 함께 명문제약의 거래가 곧 정지될 것이란 소문을 퍼트렸다.

게다가 한 매체에서 엘엠바이오사이언스가 명문제약 인수의향서를 접수했다는 기사를 냈다가 삭제한 것도 주주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전날 명문제약은 개장과 동시에 10% 가까이 주가가 빠졌다. 이때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대거를 팔아치운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라시 내용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자 주가는 다시 원위치로 돌아왔다.

명문제약 관계자는 "엘엠바이오사이언스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는 소문에 대해 전혀 근거가 없는 사실임을 확인했다"며 "인수의향서를 접수받은 사실이 없으며, 주식토론방 등에 근거없는 글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강구하는 한편, 주가에 영향을 주는 주는 어떠한 글이나 행동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라시의 중심됐던 엘엠바이오사이언스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명문제약은 M&A를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엠투엔 말고 다른 인수자를 찾아 최대주주 지분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에는 명문제약 사태와 같은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며 "소문과 루머가 날마다 생성되고 지라시를 통해 확산되면서 관련 주가가 널뛰고 이로 인해 누군가는 돈을 벌고 또 다른 누군가는 손실을 보기에, 투자자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