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녹색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인 이른바 '그린플레이션(친환경의 green과 물가상승의 inflation을 합성한 용어)' 속에서 가격경쟁력이 높은 기업을 선별 투자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프린서플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시마 샤 수석전략가는 "전 세계 기업들이 환경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사업방식에 포함시키면서 발생하는 비용 상승 문제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경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권 거래제도는 현재 전체 산업에 적용되지 않고 부분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산업군에 대한 배출권 거래 제외 조치는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다. 라자드자산운용사 분석에 따르면 EU 철강 제조업체들은 이로 인해 향후 수익의 60%를 배출권 거래에 쓰게 될 것으로 나타났다.

시마 샤 수석전략가는 "이 같은 여러 변수들이 그린플레이션의 심각성에서 충분히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 기후목표(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도로 억제) 달성에 기여하지 못하는 기업들에 대한 벌금 부과 등 처벌이 점점 더 세질 것으로도 내다봤다.

최근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 법원으로부터 탄소배출량 감축에 대한 이행 명령을 받은 로열더치셸 사례가 그 신호탄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밖에도 친환경 전문가 등 인재 영입을 위한 비용, 그린 기술 관련된 연구개발(R&D) 비용 등도 당연히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마 샤 수석전략가는 "그린플레이션 흐름 속에서는 가격경쟁력이 높은 우량 기업을 골라 투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상승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기보다는 가격을 탄력적으로 변동할 수 있는 회사들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예를 들어 명품 소매업체들은 가격을 더 높게 조정해도 고객 규모에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샤는 또 “미국이 지리적으로 높은 에너지 비용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충격을 견뎌낼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는 점에서 유럽보다는 미국 시장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