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최고 흥행작 '오징어게임' 흠집내기에 열을 올렸던 일본이 사실상 흥행 최대 '효자 시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징어게임이 46일 간 전 세계 1위 독주를 끝내고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일본에선 여전히 종합순위 1위를 질주 중이어서다.

16일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전날 기준 오징어게임이 TV프로그램 순위 1위에 오른 곳은 89개 국가 중 13개 국가다. 일본은 인도, 바하마, 바레인, 케냐, 쿠웨이트, 레바논, 오만, 파키스탄, 카타르 등과 함께 13개국에 포함됐다.

특히 일본의 경우 TV프로그램과 영화를 합친 '종합 순위'가 집계되는 34개국 중 유일하게 오징어게임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2일 출시된 '레드 노티스'가 글로벌 순위 1위를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에서만 여전히 오징어게임의 흥행 독주가 이어지고 있는 것. '레디 노티스'는 넷플릭스가 역대 최대 제작비를 투입한 영화로, 오징어게임 제작비(250억원)의 약 10배인 2400억원이 투입됐다.

앞서 일본 매체들은 오징어게임의 흥행 돌풍에 트집을 잡고 '깎아내리기'에 열을 올려왔던 터라 이같은 일본의 흥행 장기 질주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일본 현지 매체 현대비즈니스는 지난달 '오징어 게임이 정말 유행? 빠지지 않는 사람이 많은 3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오징어게임이 일본 작품 '가이지', '신이 말하는 대로', '배틀로열'을 베낀 것으로 이보다 깊이가 없다"며 평가절하했다.

뿐만 아니라 오징어게임의 1위 랭킹이 의도적으로 조작된 것일 수 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또 다른 일본매체 JB프레스는 "오징어게임은 공개와 동시에 일본의 만화·영화 콘텐츠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혹평했다. 일본 유력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오징어게임 속에 등장하는 전통놀이는 일본이 전파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