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더 걷혀도 적자인데 돈 더 풀라니"…기재부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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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이재명표 지원금' 압박
위드 코로나로 소비 활황
종부세도 1.5조 증가 전망
'10조원대 초반' 예상 초과 세수
19조 규모로 늘어나지만
실제로는 75조 적자재정
"세수 의도적 축소 있을 수 없어
국정조사 요구 너무해" 비난
위드 코로나로 소비 활황
종부세도 1.5조 증가 전망
'10조원대 초반' 예상 초과 세수
19조 규모로 늘어나지만
실제로는 75조 적자재정
"세수 의도적 축소 있을 수 없어
국정조사 요구 너무해" 비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올해 초과 세수는 10조원대 초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이를 근거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3대 예산 패키지(전국민 재난지원금, 지역 화폐 발행액 확대, 소상공인 손실보상 확대)’ 요구에 반대했다. 하지만 초과 세수가 당초 예상보다 많을 것으로 나타나면서 여당의 정치적 공세가 높아지고 있다. 기재부에선 그렇다 하더라도 여전히 적자여서 여당의 ‘돈 뿌리기’ 요구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기재부 내에선 이참에 이재명표 3대 패키지의 문제점을 정정당당히 비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16일 내놓은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세수입은 274조5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9조8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4차 확산으로 지난 8월 6000억원까지 줄었던 월별 초과 세수가 9월에는 4조1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호조로 법인세(2조원)와 소득세(1조원) 등의 수입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8월 기재부는 올해 국세 수입을 282조7000억원으로 전망하고 예산을 짰다. 하지만 상반기 세입 호조가 지속되며 본예산 대비 추가 세수 31조6000억원을 투입해 2차 추경을 편성했다. 지난해 대비 59조8000억원이 더 걷힌 가운데 남은 3개월간의 세수에 따라 올해 초과 세수가 최종 결정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피해 경감 대책의 일환으로 통상 5월에 걷는 종합소득세를 지난해 10월로 유예했다”며 “이것으로만 4조원 가까운 전년 동기 대비 세수 감소 효과가 발생하며, 최근 자산시장 침체에 따른 세입 감소도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소비 증가 등을 감안하면 4분기에도 세수가 크게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12월 종합부동산세 수입도 전년 대비 1조5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기재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추경예산(314조3000억원) 대비 약 19조원 규모의 초과세수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세수예측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고 큰 규모의 초과세수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다만 일각에서 지적하는 의도적인 세수 과소추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목적의 재정 추가 지출 압박이 여당에서 잇따르자 기재부 내에서도 반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한 관계자는 “경기 변동에 따른 세수를 예측하기 어려워 미국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레이니 데이 펀드(rainy day fund: 불경기에 쓰기 위해 쌓아둔 호경기 초과 세수)’ 등을 운용한다”며 “세금이 더 걷혔다는 이유로 집권당이 정부를 상대로 국정조사 요구를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다른 관계자도 “코로나19에 따른 양극화와 물가상승이 악화되는 가운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돈풀기는 잘못된 정책”이라며 “기술적인 이유를 들어 피해갈 것이 아니라 홍 부총리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반박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노경목/김소현 기자 autonomy@hankyung.com
기재부 전망, 빗나가고 있지만
당초 기재부는 올해 세입이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상반기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확산으로 세수가 급감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하반기로 넘어오며 옅어지고, 코로나19 추가 확산 관련 경기 둔화도 우려됐기 때문이다.하지만 16일 내놓은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세수입은 274조5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9조8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4차 확산으로 지난 8월 6000억원까지 줄었던 월별 초과 세수가 9월에는 4조1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호조로 법인세(2조원)와 소득세(1조원) 등의 수입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8월 기재부는 올해 국세 수입을 282조7000억원으로 전망하고 예산을 짰다. 하지만 상반기 세입 호조가 지속되며 본예산 대비 추가 세수 31조6000억원을 투입해 2차 추경을 편성했다. 지난해 대비 59조8000억원이 더 걷힌 가운데 남은 3개월간의 세수에 따라 올해 초과 세수가 최종 결정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피해 경감 대책의 일환으로 통상 5월에 걷는 종합소득세를 지난해 10월로 유예했다”며 “이것으로만 4조원 가까운 전년 동기 대비 세수 감소 효과가 발생하며, 최근 자산시장 침체에 따른 세입 감소도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소비 증가 등을 감안하면 4분기에도 세수가 크게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12월 종합부동산세 수입도 전년 대비 1조5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기재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추경예산(314조3000억원) 대비 약 19조원 규모의 초과세수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세수예측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고 큰 규모의 초과세수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다만 일각에서 지적하는 의도적인 세수 과소추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홍남기, 제대로 목소리 내야”
하지만 추가 세수는 지난해 8월 정부가 내놓은 예상치보다 세금이 더 많이 걷혔다는 의미일 뿐이다. 나라 살림살이가 더 좋아졌다는 것과는 다르다. 실제로 이날 기재부 발표에 따르면 1~9월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연금 및 보험을 제외한 수치) 적자는 74조7000억원에 달했다. 예상보다 더 걷힌 돈이 19조원이더라도 실제로는 75조원에 가까운 빚을 내 국가 재정을 꾸리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빚이 누적된 9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926조6000억원에 달한다. 국가재정법에 따라 추가 세수를 채무 상환에 사용해 부채 부담을 줄여야 하는 이유다.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목적의 재정 추가 지출 압박이 여당에서 잇따르자 기재부 내에서도 반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한 관계자는 “경기 변동에 따른 세수를 예측하기 어려워 미국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레이니 데이 펀드(rainy day fund: 불경기에 쓰기 위해 쌓아둔 호경기 초과 세수)’ 등을 운용한다”며 “세금이 더 걷혔다는 이유로 집권당이 정부를 상대로 국정조사 요구를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다른 관계자도 “코로나19에 따른 양극화와 물가상승이 악화되는 가운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돈풀기는 잘못된 정책”이라며 “기술적인 이유를 들어 피해갈 것이 아니라 홍 부총리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반박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노경목/김소현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