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 16일 오후 4시26분

현대엔지니어링이 KG ETS의 폐기물 사업부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친환경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16일 사모펀드(PEF) 업계에 따르면 KG ETS의 최대주주인 KG그룹이 이날 환경에너지 사업부와 신소재 사업부를 매각하기 위한 예비입찰을 한 결과 현대엔지니어링과 에코비트(전 TSK코퍼레이션),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E&F프라이빗에쿼티(PE) 등 6~7곳이 참여했다. 매각 주관사는 EY한영이다. 매각 측은 다음주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를 선정할 계획이다.

매각 금액은 최소 5000억원에서 1조원까지 거론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인수전에 참여한 것은 친환경 에너지 분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은 세계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흐름에 맞춰 정의선 회장 주도로 친환경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를 ESG 가치 창출을 위한 원년으로 선포한 뒤 친환경 발전소, 차세대 소형원자로 건설사업 등 친환경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KG ETS 사업부를 품으면 환경 사업에 진출하는 동시에 계열사들이 배출하는 폐기물을 이 사업부를 통해 처리하는 등의 시너지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에코플랜트(전 SK건설)가 지난해 국내 종합 환경플랫폼 EMC홀딩스를 인수해 친환경 사업에 진출한 것과 비슷한 사업 전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향후 추가로 폐기물 업체를 사들여 사업 규모를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를 목표로 상장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가치는 최대 10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KG ETS 폐기물 사업부를 인수하면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추가하게 돼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G ETS 폐기물 사업부는 수도권 대형 폐기물 처리를 전문으로 한다. KG ETS에서 철강 및 항만 부문 다음으로 매출 규모가 크다. 전국에서 폐기물 수요가 가장 많은 수도권에 자리한 데다 산업 폐기물뿐 아니라 의료 폐기물, 특수 폐기물 처리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동반 매각하는 신소재 사업부는 금속 폐기물에서 신금속을 추출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산화동 분야 시장 점유율 1위(43%)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