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을 대표하는 상징물 중 하나인 '갈라타 탑'에 태극 문양이 떠올랐습니다.

주터키한국문화원이 개원 10주년을 맞아 16일(현지시간) 갈라타 탑 외벽에 한국과 터키의 우정을 주제로 한 영상을 상영한 것입니다.

이날을 위해 한국문화원은 6개월 이상 공을 들였습니다.

터키 정부가 외국에 갈라타 탑 외벽을 영상물 상영 공간으로 허가해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터키와 같은 튀르크계 국가이자 언어까지 같은 아제르바이잔이 시도한 적이 있지만 끝내 터키 정부의 허가를 받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박기홍 한국문화원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갈라타 탑이 통째로 스크린이 됐다"며 "겨울밤의 추억을 쌓고 한·터 양국의 피를 나눈 형제애를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약 10분 분량의 영상은 터키인의 조상인 '돌궐'과 고구려의 동맹에서부터 시작해 오늘날 한국과 터키의 협력 관계를 소개합니다.

6·25 전쟁 당시 터키 참전 용사의 활약과 한국과 터키 대표팀이 4강전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인 2002년 월드컵 장면도 담겼습니다.

터키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국가대표 배구팀의 김연경 선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K팝 열풍을 이끄는 BTS와 한식 세계화의 선봉장 비빔밥도 이스탄불 시민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보스포루스 해협을 굽어보는 갈라타 탑은 동로마 시대에 감시용 탑으로 처음 지어졌으나 현대에 들어 세계적인 관광명소이자 터키인이 가장 사랑하는 장소 중 하나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특히, 연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공간입니다.

터키에는 갈라타 탑에 처음 같이 올라간 사람과 결혼하게 된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영상이 상영되는 동안 많은 이스탄불 시민이 한국의 모습이 비친 갈라타 탑을 배경으로 기념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했습니다.

겨울밤의 추억이 소중히 저장됐기를 바랍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