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트럼프' 체니 美의원에 지역구 반기…"당원 인정 안해"
미국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인사로 유명한 여성 중진 리즈 체니 하원의원에 대해 지역구인 와이오밍주 공화당 당직자들이 "당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세워 눈길을 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미 공화당 와이오밍주 지구당은 지난 13일 진행한 지구당 중앙위원회 투표에서 31대 29로 체니 의원을 공화당원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와이오밍주 공화당 지구당은 지난 2월에도 체니 의원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불신임안을 압도적으로 가결했다.

이어 8월에는 와이오밍주 23개 카운티 중 3분의 1가량에서 현지 당직자들이 체니 의원을 공화당원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체니 의원은 2020년 미국 대선 부정선거 주장을 허위라고 비판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각을 세워왔다.

그는 올해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미 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를 벌인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공화당 하원의원 10명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체니 의원은 지난 5월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사기 주장을 비판하다, 의원총회 의장직을 박탈당하고 지도부에서 축출됐다.

이러한 공화당 내 움직임은 내년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대중적 인기가 높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체니 의원은 압박에 굴하지 않는 모양새다.

체니 의원은 현재 미 의회 난입 사태의 진상을 조사 중인 하원 특별위원회에 참가해 활동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법치 및 헌법과 싸우는 위험하고 비이성적인 사람"이라고 날을 세웠다.

체니 의원은 4선을 위해 내년 당내 경선에 출마할 예정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와이오밍주 변호사 해리엇 헤이그만을 비롯해 최소 4명의 후보와 접전을 펼쳐야 할 상황이라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한편, 미국 CNN 방송은 이번 사안에 대해 "공화당이 얼마나 기본원칙들에서 벗어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 숭배로 바뀌고 있는지에 관한 강력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