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대 배드뱅크 중 하나로 무리한 확장 끝에 도산 위기에 몰렸던 화룽자산운용이 이틀 동안 총 1120억위안(약 20조70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하면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18일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화룽자산운용은 5곳의 전략적 투자자들에 총 420억위안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전날 합의했다. 지난 16일 금융당국으로부터 700억위안의 채권 발행을 허가받은 데 이어 투자자 유치에도 성공한 것이다.

화룽의 이번 유증은 중국 국유금융사인 중신그룹이 주도하며 중국보험투자, 중국신탁, 중국생보투자, 공상은행투자 등이 참여한다. 주당 인수가든 1.02위안으로 홍콩증시 상장사인 화룽의 최근 거래일 종가에 23% 프리미엄을 얹은 수준이다.

현재 화룽의 최대주주인 중국 재정부의 지분율은 57%에서 유증 후 28%로 내려간다. 중신그룹 23%, 중보투자 18%, 중국신탁 4%, 중국생보투자와 공상은행투자이 각각 2%씩 지분을 갖게 된다.

홍콩증시 상장사인 화룽(종목코드 02799)은 지난 3월말부터 거래 정지 상태다. 지난해 실적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8월18일 중신그룹을 화룽의 구조조정 담당으로 선임했고, 화룽은 8월말 2020년과 2021년 상반기 실적을 내놨다. 지난해 순손실은 1029억위안(약 18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왔다. 올 상반기에는 1억5830만위안 순이익을 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