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꽃잎이 내려앉았다…마곡에 핀 빅 플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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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건축물 열전 - 서울식물원
가장자리 높고 중앙부 낮은 꽃잎모양 지붕
가운데로 모이는 빗물을 조경 용수로 사용
외벽 3180장 투명유리로…자연광 최적화
'亞태평양 조경상'…세계가 인정한 디자인
가장자리 높고 중앙부 낮은 꽃잎모양 지붕
가운데로 모이는 빗물을 조경 용수로 사용
외벽 3180장 투명유리로…자연광 최적화
'亞태평양 조경상'…세계가 인정한 디자인
돔 지붕을 버린 파격적인 설계
평지에서는 제대로 알 수 없던 서울식물원의 존재감은 바로 옆 식물문화센터 옥상에 올라가서야 여실히 드러난다. 직경 약 100m에 달하는 꽃잎 모양의 프레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식물원 온실 외관은 가장자리가 높고 중앙부가 낮은 접시 형태로 설계됐다. 온실 중앙부가 돔(dome)처럼 볼록하게 솟은 기존 식물원들의 디자인을 완전히 뒤집은 형태다. 서울식물원을 총괄 설계한 김찬중 더시스템랩 대표는 “가장자리를 더 높여 관람객들 시선이 온실 중앙에서 순환하는 동선을 따라 외부 식재들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려 했다”며 “시선이 온실 중앙에 집중되는 여느 식물원과는 전시 느낌이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이 같은 파격적 설계는 시각적 아름다움을 줄 뿐만 아니라 기능적으로도 식물원에 최적화돼 있다. 지붕의 오목한 부분으로 모이는 빗물을 정화해 내부 식물들의 조경 용수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 내부 식물뿐만 아니라 외부 자연환경까지 그대로 살리려는 세심함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스카이워크, 열대우림 걷는 느낌
천장 상판은 총 8개 꽃잎 조각처럼 보인다. 자세히 보면 그중 3개 조각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상판이 다른 다섯 조각 상판보다 5m가량 더 높다. ‘왜 그렇게 만들었을까’ 하는 의구심은 건물 내부에 들어가서야 풀린다. 12개 국가에서 들여온 독특한 식물들은 크게 온대관인 ‘지중해관’과 ‘열대관’으로 나뉘어 구역별로 채워져 있다. 이 중 앞서 세 조각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공간이 바로 열대관이다. 열대관 식물들이 지중해관 식물들보다 더 높게 자라는 점을 고려해 천장 높이를 더 높인 것이다.
식물원과 공원의 유기적 결합
꽃만 덩그러니 있다고 자연이 그려지진 않는다. 주변 식생이 함께 어우러져야 비로소 자연이 완성된다. 서울식물원은 세계적 수준의 ‘식물원’에 걷고 휴식하며 여가생활을 즐기는 ‘공원’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보타닉 파크(botanic garden+park)’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조성됐다. 식물원을 나와 공원까지 천천히 걷다보면 자연이 전하는 안식과 위로를 잔잔히 느끼게 된다. 김 대표는 말했다. “온실은 식물원의 중심이지만 그 자체만 너무 도드라지고 튀는 건 식물원 전체 대지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아요. 크기나 높이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접시형으로 설계해 높이와 크기도 줄였죠. 무엇보다 외부 조경, 공원 등과의 상생과 조화를 이루는 데 힘썼습니다.”서울식물원은 2019년 대한민국 조경대상 대통령상과 서울시 건축상 우수상을 받았다. 올 들어선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건축부문 본상에 이어 지난 2일 세계조경가협회(IFLA)로부터 ‘2021 IFLA 아시아 태평양 조경상’ 공원·스페이스 부문 우수상을 받으며 세계 무대에서도 디자인과 조경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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