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통행금지가 부활하고 있다. 겨울을 앞두고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면서다. 일찍 백신을 맞은 사람들의 예방효과가 떨어진 데다 백신만 믿고 서둘러 마스크를 벗어 바이러스 확산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백신 미접종자가 여전히 많은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8~14일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334만여 명 중 64%인 214만여 명이 유럽에서 나왔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한 주 만에 유럽에서 확진자가 8% 늘어 새로운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는 지난주 4만9000명이었다. 인명 피해의 57%가 유럽에 집중됐다.

예사롭지 않은 확산세에 유럽 각국은 방역조치를 강화했다. 지난달 22일 야간 통금을 해제한 아일랜드는 18일부터 통금을 다시 시행했다. 술집 나이트클럽 식당 등은 밤 12시까지만 문을 연다. 영화관 극장 등에 들어갈 때도 백신 접종 증명서를 내야 한다. 네덜란드는 서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13일 코로나19 통금을 재개했다.

백신 접종률이 비교적 낮은 동유럽 국가들은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추가 대책을 마련했다. 체코 정부는 다음주부터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에 백신 미접종자가 참여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슬로바키아에서도 18일부터 공공장소와 스포츠 경기장 등에 백신 미접종자가 들어가지 못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거리두기 대응 수위를 낮춘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 1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292명으로 팬데믹이 시작된 뒤 최다 기록을 다시 썼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의료 시스템이 감당하기에 버거운 상태다. 위중증 환자는 정부가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밝힌 500명 선을 이틀 연속 넘었다.

이지현/이선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