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로 7년을 살았다…그래도 '해체'는 여전히 악재일까 [연계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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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여자친구 이어 러블리즈도 새로운 출발
아이돌 '7년 징크스', 기획사엔 여전히 리스크
"변수 대비할 후발 주자 띄우기에 집중"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여자친구 이어 러블리즈도 새로운 출발
아이돌 '7년 징크스', 기획사엔 여전히 리스크
"변수 대비할 후발 주자 띄우기에 집중"
아이돌 그룹에게는 늘 '7년 징크스'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연예인 표준계약서의 최대 계약 기간을 7년으로 정함에 따라 활동 7년째가 되면 팀의 생사가 걸린 중대한 결정이 이뤄진다는 뜻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룹 여자친구가 해체한 데 이어 최근에는 러블리즈가 멤버 한 명을 제외하고 전부 기존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를 떠났다. 현재 이미주, 유지애 등 하나둘씩 새로운 소속사에 둥지를 틀고 새 출발을 알리고 있다.
러블리즈 재계약 시점이 가까워질 무렵부터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방송인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이미주는 '유재석 라인'에 흡수되더니 거처까지 유재석과 같은 안테나로 옮겼다. 유지애는 YG케이플러스와 전속계약을 맺고 연기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연습생 시절부터 또래 친구들과 끊임없이 경쟁하고, 어린 나이에 사회 활동을 시작하는 아이돌 시장에 적응하기란 결코 녹록지 않다. 그 안에서 주목을 받고 오래 살아남기란 더욱 어렵다. 대형 연예 기획사 중심으로 흘러가는 K팝 시장에서 여러 중소 기획사들이 고군분투하지만 이른바 '대중픽'을 받기란 하늘에 별 따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팀에게는 '역주행 신드롬', '중소의 기적' 등의 말이 붙기도 한다.
'역주행'의 대표주자였던 그룹 EXID 출신 안희연(하니)은 망한 아이돌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아이돌' 제작발표회에서 "극본을 읽고 남 얘기 같지 않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AOA 찬미 역시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데뷔하고 3년 정도 잘 안됐다. 이 일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될지 생각하다 보니 계약 기간 절반이 지나버렸다. 아이돌 수명이 짧기도 하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계속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구나 라는 생각에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졌다"고 고백했다.
엑소 카이마저도 방송에서 "원래 아이돌 수명이 한 5~7년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면서 "20살 때는 29살에 은퇴하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아이돌 그룹의 수명이 일반적인 직업군에 비해 짧은 데다, 팀으로서 시너지를 내며 활동하는 탓에 7년이 다가오면 이처럼 멤버별로 고민이 깊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팀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이제는 과거에 비해 더 빠르게 배우, 솔로, 방송인 등으로 개인 활동에 대한 방향성을 잡기 시작한다. 기획사와 아티스트 간 신뢰가 두터우면 활동 7년이 되는 해가 오기 전에 일찌감치 구두로 상호 재계약에 대한 의사를 확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룹 및 멤버별 인지도, 활동 전향 등에 따른 각종 현실적인 문제들이 발생하며 수차례 논의를 거듭한다. 재계약 시점을 앞두고 아티스트들이 타 기획사들과 접촉하며 각종 이적설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
최근에는 팀에 대한 멤버들의 애정도가 크고, 향후 재결합 가능성 등을 열어두면서 '해체'라는 말보다는 '해산'이라는 단어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소녀시대는 각자의 길을 택한 이후로도 여전히 돈독한 우애를 자랑하며 함께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등 시너지를 내고 있다. 티아라, 2am 등도 최근 다시 뭉쳐 아이돌 7년 활동 이후 '따로 또 같이'의 좋은 표본이 되고 있다.
반면, 엔터사들에게는 아티스트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팀의 해체가 리스크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캐시카우 그룹인 경우에는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각종 이적설이 나돌 때도 최종 결정까지 최대한 함구한다.
오는 22일 코스닥 상장을 앞둔 RBW의 경우도 마마무의 활동 지속 여부가 거듭 변수로 언급되고 있다. 마마무는 RBW 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티스트로, 지난해에도 전체 실적의 54.1%를 책임졌다. 마마무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셈이다.
하지만 이들의 완전체 활동이 2024년까지만 유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솔라, 문별, 화사는 3년 재계약을 마쳤으나 다른 소속사로 이적한 휘인의 그룹 활동 계약이 내년 12월까지이기 때문이다. RBW가 지난 15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재계약 기간은 화사 2023년 6월까지, 솔라와 문별은 2024년 6월까지다.
후배 그룹인 원어스, 원위, 퍼플키스로는 아직 마마무를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다. W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B1A4, 오마이걸, 온앤오프까지 아티스트 라인업을 보강하기도 했지만 산들이 이달 입대했고, 온앤오프도 일본인 멤버 한 명을 제외하고 5인이 오는 12월 동반 입대한다. 오마이걸은 내년 4월 계약이 만료되는데, 현재까지 5인만이 먼저 재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한 엔터업계 관계자는 "흩어진 그룹이 다시 뭉쳐 활동하는 사례가 생겨나면서 기회와 의지만 있다면 언제라도 함께할 수 있다는 인식이 과거보다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여전히 해체는 큰 리스크로 여겨지고, 팬들의 반발을 어느 정도까지 희석시킬 수 있느냐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아티스트 의존도를 분산하기 위해 새로운 후발 주자를 내보내려는 시도는 더 치열해졌다. 엔터사들이 인수·합병 등으로 몸집을 부풀리고 사업을 장기적으로 영위해나가기 시작하면서 예측 불가능한 변수에 대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그룹 여자친구가 해체한 데 이어 최근에는 러블리즈가 멤버 한 명을 제외하고 전부 기존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를 떠났다. 현재 이미주, 유지애 등 하나둘씩 새로운 소속사에 둥지를 틀고 새 출발을 알리고 있다.
러블리즈 재계약 시점이 가까워질 무렵부터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방송인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이미주는 '유재석 라인'에 흡수되더니 거처까지 유재석과 같은 안테나로 옮겼다. 유지애는 YG케이플러스와 전속계약을 맺고 연기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연습생 시절부터 또래 친구들과 끊임없이 경쟁하고, 어린 나이에 사회 활동을 시작하는 아이돌 시장에 적응하기란 결코 녹록지 않다. 그 안에서 주목을 받고 오래 살아남기란 더욱 어렵다. 대형 연예 기획사 중심으로 흘러가는 K팝 시장에서 여러 중소 기획사들이 고군분투하지만 이른바 '대중픽'을 받기란 하늘에 별 따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팀에게는 '역주행 신드롬', '중소의 기적' 등의 말이 붙기도 한다.
'역주행'의 대표주자였던 그룹 EXID 출신 안희연(하니)은 망한 아이돌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아이돌' 제작발표회에서 "극본을 읽고 남 얘기 같지 않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AOA 찬미 역시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데뷔하고 3년 정도 잘 안됐다. 이 일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될지 생각하다 보니 계약 기간 절반이 지나버렸다. 아이돌 수명이 짧기도 하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계속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구나 라는 생각에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졌다"고 고백했다.
엑소 카이마저도 방송에서 "원래 아이돌 수명이 한 5~7년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면서 "20살 때는 29살에 은퇴하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아이돌 그룹의 수명이 일반적인 직업군에 비해 짧은 데다, 팀으로서 시너지를 내며 활동하는 탓에 7년이 다가오면 이처럼 멤버별로 고민이 깊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팀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이제는 과거에 비해 더 빠르게 배우, 솔로, 방송인 등으로 개인 활동에 대한 방향성을 잡기 시작한다. 기획사와 아티스트 간 신뢰가 두터우면 활동 7년이 되는 해가 오기 전에 일찌감치 구두로 상호 재계약에 대한 의사를 확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룹 및 멤버별 인지도, 활동 전향 등에 따른 각종 현실적인 문제들이 발생하며 수차례 논의를 거듭한다. 재계약 시점을 앞두고 아티스트들이 타 기획사들과 접촉하며 각종 이적설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
최근에는 팀에 대한 멤버들의 애정도가 크고, 향후 재결합 가능성 등을 열어두면서 '해체'라는 말보다는 '해산'이라는 단어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소녀시대는 각자의 길을 택한 이후로도 여전히 돈독한 우애를 자랑하며 함께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등 시너지를 내고 있다. 티아라, 2am 등도 최근 다시 뭉쳐 아이돌 7년 활동 이후 '따로 또 같이'의 좋은 표본이 되고 있다.
반면, 엔터사들에게는 아티스트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팀의 해체가 리스크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캐시카우 그룹인 경우에는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각종 이적설이 나돌 때도 최종 결정까지 최대한 함구한다.
오는 22일 코스닥 상장을 앞둔 RBW의 경우도 마마무의 활동 지속 여부가 거듭 변수로 언급되고 있다. 마마무는 RBW 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티스트로, 지난해에도 전체 실적의 54.1%를 책임졌다. 마마무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셈이다.
하지만 이들의 완전체 활동이 2024년까지만 유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솔라, 문별, 화사는 3년 재계약을 마쳤으나 다른 소속사로 이적한 휘인의 그룹 활동 계약이 내년 12월까지이기 때문이다. RBW가 지난 15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재계약 기간은 화사 2023년 6월까지, 솔라와 문별은 2024년 6월까지다.
후배 그룹인 원어스, 원위, 퍼플키스로는 아직 마마무를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다. W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B1A4, 오마이걸, 온앤오프까지 아티스트 라인업을 보강하기도 했지만 산들이 이달 입대했고, 온앤오프도 일본인 멤버 한 명을 제외하고 5인이 오는 12월 동반 입대한다. 오마이걸은 내년 4월 계약이 만료되는데, 현재까지 5인만이 먼저 재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한 엔터업계 관계자는 "흩어진 그룹이 다시 뭉쳐 활동하는 사례가 생겨나면서 기회와 의지만 있다면 언제라도 함께할 수 있다는 인식이 과거보다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여전히 해체는 큰 리스크로 여겨지고, 팬들의 반발을 어느 정도까지 희석시킬 수 있느냐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아티스트 의존도를 분산하기 위해 새로운 후발 주자를 내보내려는 시도는 더 치열해졌다. 엔터사들이 인수·합병 등으로 몸집을 부풀리고 사업을 장기적으로 영위해나가기 시작하면서 예측 불가능한 변수에 대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