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탈(脫)탄소'를 위한 원자력 발전이 주목받으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던 한전기술이 19일 급락했다. 원자로설계개발단 전문 인력들에 대한 분산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한전기술은 19일 11.86% 하락한 9만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23일(-17.55%)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 회사는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533% 올랐다.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세계 각국에서 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관련해 대대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최근 중국은 2035년까지 최소 150기의 원전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프랑스는 2050년까지 신규 원자로 건설을 재개하고 약 1조4000억원을 투입해 소형모듈형원자로(SMR)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원전 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한전기술은 대표적인 원전 관련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한전기술이 원자로설계개발단 전문인력들에 대한 인력 재배치를 검토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락했다. 당장 신규 원전 설계 업무가 없다는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3분기 8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 국내에서는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신규 원전 수주가 끊겼고, 해외 수주에 대한 기대감만 있는 '공백기' 상태인 것이다. 최근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탈원전 정책을 재검토할 것"이라는 뜻을 밝히면서 실적과 관계없이 주가가 급등했다.

기대감과 현실의 괴리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주가는 증권사 목표치를 한참 넘어선 상태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주가 상승은 당장의 실적보다는 시장 확대 기대감에 기인했다"며 "향후 글로벌 원전 수주가 가시화된다면 상승 여력이 있을 수 있지만,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의견은 '홀드'로 하향했다.

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