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깃해지는 '지인 추천株' … 매수 전 묻고 또 물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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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영의 Money 읽기
(77) 주식투자는 생물
추천 받는 사람 마음가짐 중요
섣불리 공감해 덥석 사지 말고
나름대로 종목 장단점 분석해야
(77) 주식투자는 생물
추천 받는 사람 마음가짐 중요
섣불리 공감해 덥석 사지 말고
나름대로 종목 장단점 분석해야
투자자 A씨는 DI동일만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몇 개월 전, ‘이 종목이다’ 싶어 투자를 시작했다.
DI동일의 자회사인 동일알루미늄은 국내 최대 전기차 배터리용 알루미늄박 제조업체다. 그래서 2차전지 테마의 수혜주라고 판단했다.
A씨의 판단은 적중한 듯했다. 주가가 지난 8월 사상 최고치인 40만1000원을 찍었다. 뛰는 주가에 자신감이 생긴 A씨는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에게 매수를 권했다.
그런데 고점을 찍은 주가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워낙 급하게 올랐으니 ‘아름다운 조정’이라고 오히려 주가 하락을 반기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3개월째 빠지는 주가에 실망을 넘어 불안감을 떨치기 어렵다. 특히 자신이 매수를 권해 실제로 투자한 지인들을 생각하면 고통스럽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는 지인들에게 “급한 돈 아니면 조금 더 지켜보자”고 말하지만 인터넷 종목토론방에 ‘손절 사연’이 올라오면 흔들릴 때가 많다.
투자자 B씨는 ‘에코프로에이치엔 전도사’를 자처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의 수혜주라고 판단해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추천했다.
하지만 투자 후 주가가 고꾸라져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다. 반면 2차전지 대표 종목 중 하나인 에코프로비엠은 주가가 계속해서 뛰고 있어 부럽기만 했다.
그러던 B씨에게 선택의 순간이 왔다. 에코프로가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기 위해 계열사인 에코프로에이치엔 주식을 공개매수하기로 해서다. B씨 같은 에코프로에이치엔 주주는 신청하면 보유한 주식 대신 에코프로 주식을 받을 수 있는 기회였다.
고민을 거듭하다가 자신의 처음 판단대로 에코프로에이치엔이 ESG 트렌드의 수혜를 보는 것을 확인하기로 했다. 그런 판단을 지인들과도 공유했다.
B씨의 선택은 현재까지는 실패다. 맥을 추지 못하는 에코프로에이치엔과 달리 에코프로 주가는 상승세가 강해서다. B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잘못된 선택을 권한 것 같아 후회가 막심이다.
투자자들은 ‘좋은 종목’을 추천해달라는 말을 많이 한다. 자신이 모르는 호재가 있는 종목을 알고 싶어 한다. 그런 요청을 받으면 A씨나 B씨처럼 진심으로 대답한다. 자신이 좋다고 판단하는 근거가 있으니 자신도 있다.
그래서 추천을 구하는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먼저 설득과 공감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설득과 공감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상대방이 공감하지 않을 때 설득이 필요하다. 상대방이 쉽게 공감하면 설득은 필요하지 않다.
종목 추천에서도 추천받는 사람이 쉽게 공감하면 추천하는 사람이 공들여 설득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추천을 구한 사람은 자신을 설득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그 종목의 기회 요인과 위기 요인을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
추천을 구한 사람이 설득을 요구하는 것보다 더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설득 과정을 통해 투자할 종목으로 판단했더라도, 그 종목에 대한 투자 비중과 매매 타이밍을 정하는 일이 더 어렵고 더 중요하다.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C씨는 “시장 분위기에 따라 투자한 종목들에 대해 그때 그때 판단을 내려야 한다”며 “이런 의사결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똑같이 ‘좋은 종목’을 추천받았더라도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했다.
정치를 가리켜 살아있는 생물이라고들 한다. 수많은 변수와 수많은 플레이어가 뒤섞여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는 정치만큼이나, 아니 정치 이상의 생물이다. 그 속에서 수익을 내려면, 그것도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하게 수익을 내려면, 추천하는 사람에게 설득을 요구하는 자세와 투자 비중 및 매매 타이밍에 대한 실력을 갈고닦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DI동일의 자회사인 동일알루미늄은 국내 최대 전기차 배터리용 알루미늄박 제조업체다. 그래서 2차전지 테마의 수혜주라고 판단했다.
A씨의 판단은 적중한 듯했다. 주가가 지난 8월 사상 최고치인 40만1000원을 찍었다. 뛰는 주가에 자신감이 생긴 A씨는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에게 매수를 권했다.
그런데 고점을 찍은 주가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워낙 급하게 올랐으니 ‘아름다운 조정’이라고 오히려 주가 하락을 반기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3개월째 빠지는 주가에 실망을 넘어 불안감을 떨치기 어렵다. 특히 자신이 매수를 권해 실제로 투자한 지인들을 생각하면 고통스럽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는 지인들에게 “급한 돈 아니면 조금 더 지켜보자”고 말하지만 인터넷 종목토론방에 ‘손절 사연’이 올라오면 흔들릴 때가 많다.
투자자 B씨는 ‘에코프로에이치엔 전도사’를 자처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의 수혜주라고 판단해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추천했다.
하지만 투자 후 주가가 고꾸라져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다. 반면 2차전지 대표 종목 중 하나인 에코프로비엠은 주가가 계속해서 뛰고 있어 부럽기만 했다.
그러던 B씨에게 선택의 순간이 왔다. 에코프로가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기 위해 계열사인 에코프로에이치엔 주식을 공개매수하기로 해서다. B씨 같은 에코프로에이치엔 주주는 신청하면 보유한 주식 대신 에코프로 주식을 받을 수 있는 기회였다.
고민을 거듭하다가 자신의 처음 판단대로 에코프로에이치엔이 ESG 트렌드의 수혜를 보는 것을 확인하기로 했다. 그런 판단을 지인들과도 공유했다.
B씨의 선택은 현재까지는 실패다. 맥을 추지 못하는 에코프로에이치엔과 달리 에코프로 주가는 상승세가 강해서다. B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잘못된 선택을 권한 것 같아 후회가 막심이다.
투자자들은 ‘좋은 종목’을 추천해달라는 말을 많이 한다. 자신이 모르는 호재가 있는 종목을 알고 싶어 한다. 그런 요청을 받으면 A씨나 B씨처럼 진심으로 대답한다. 자신이 좋다고 판단하는 근거가 있으니 자신도 있다.
그래서 추천을 구하는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먼저 설득과 공감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설득과 공감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상대방이 공감하지 않을 때 설득이 필요하다. 상대방이 쉽게 공감하면 설득은 필요하지 않다.
종목 추천에서도 추천받는 사람이 쉽게 공감하면 추천하는 사람이 공들여 설득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추천을 구한 사람은 자신을 설득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그 종목의 기회 요인과 위기 요인을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
추천을 구한 사람이 설득을 요구하는 것보다 더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설득 과정을 통해 투자할 종목으로 판단했더라도, 그 종목에 대한 투자 비중과 매매 타이밍을 정하는 일이 더 어렵고 더 중요하다.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C씨는 “시장 분위기에 따라 투자한 종목들에 대해 그때 그때 판단을 내려야 한다”며 “이런 의사결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똑같이 ‘좋은 종목’을 추천받았더라도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했다.
정치를 가리켜 살아있는 생물이라고들 한다. 수많은 변수와 수많은 플레이어가 뒤섞여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는 정치만큼이나, 아니 정치 이상의 생물이다. 그 속에서 수익을 내려면, 그것도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하게 수익을 내려면, 추천하는 사람에게 설득을 요구하는 자세와 투자 비중 및 매매 타이밍에 대한 실력을 갈고닦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경 생애설계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