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선두권 제약사들의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파트너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것은 물론 주문량을 늘리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1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1416억원 규모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기존 주문 물량을 더 늘리는 증액 계약이다. 작년 7월 처음 계약한 규모는 1795억원인데, 이번 계약으로 3211억원으로 불어났다.

일라이릴리뿐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들어서만 글로벌 제약사 일곱 곳과 증액 계약을 더 맺었다. 로슈, 아스트라제네카, 길리어드 등 굴지의 글로벌 제약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총 여덟 곳과 맺은 증액 계약 규모만 8631억원에 이른다.

밀려드는 주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 3분기 누적 수주액은 70억5000만달러(약 8조3450억원)로, 작년 말 60억8700만달러(약 7조2076억원)보다 15.8%가량 늘었다. 2017~2019년 누적 수주 규모가 30억달러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다른 CMO 기업을 제쳐두고 우리 회사에 생산 물량을 더 늘려 달라고 하는 것은 그만큼 사업적 신뢰가 강하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러브콜 배경으로 속도 경쟁력을 꼽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위탁생산을 맡기면 기술 이전부터 실제 생산까지 속전속결로 이뤄진다. 일라이릴리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는 계약 체결부터 초도 물량 생산까지 5개월이 걸렸다. 기술 이전에 걸리는 시간을 업계 평균의 절반에 불과한 3개월로 대폭 단축한 덕분이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