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가 중국 상하이에 기반을 둔 차량호출업체 지분 10%를 사들였다. 중국 차량호출 시장 1위 디디추싱이 당국의 제재로 손발이 묶인 사이 알리바바 등 대기업이 관련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19일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상하이 국유기업인 다중교통에 4000만위안(약 74억원)을 주고 차량호출 자회사 레츠고의 신주 2780만 주(지분 10%)를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신주 발행 이후 다중교통의 레츠고 지분율은 52.0%에서 46.8%로 내려간다.

상하이증시 상장사인 다중교통은 상하이 최대 택시회사로, 2015년 다른 두 곳의 투자자와 함께 레츠고를 출범시켰다. 레츠고는 2017년 영업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상하이와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 등 18개 도시에서 운행 중이다.

알리바바는 지난 9일에도 차량호출업 관련 투자를 했다. 알리바바는 계열 핀테크업체인 앤트그룹 자회사 헬로추싱에 앤트그룹과 함께 2억8000만달러를 투자했다. 헬로추싱이 알리바바그룹에 소속돼 있지만 알리바바가 직접 자본을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리바바는 또 2018년 가오더자오처라는 차량호출 브랜드를 운영하는 오토나비에도 투자했다.

중국 당국이 지난 7월부터 디디추싱의 독점에 제동을 건 이후 대기업의 차량호출업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디디추싱은 중국 차량호출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었으나 당국의 만류에도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강행한 이후 국가안보, 독점 등과 관련한 전방위 조사를 받고 있다. 디디추싱은 신규 회원 모집을 중단했으며 25개에 이르는 앱도 중국 앱 장터에서 내린 상태다.

중국 1위 음식배달업체 메이퇀은 2019년 중단했던 승차호출사업을 올 7월 재개했다. 민영 완성차업체 1위인 지리자동차 계열 차량호출업체 차오차오는 9월 38억위안의 투자를 유치했다. 주요 차량호출업체 중 하나인 T3추싱도 중신그룹 등으로부터 77억위안의 투자를 받았다.

중국에는 9월 말 기준 248개 차량호출업체가 등록돼 있다. 등록 차량은 140만 대, 기사는 360만 명에 이른다. 9월 한 달 동안 승차 횟수는 6억4890만 회로 8월보다 0.9% 늘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