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볼스 "내년 투자 기회는 부동산·사모 회사채 펀드 시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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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 앤드루 볼스 핌코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
"인플레 일시적…美 금리인상은 2023년"
주식·채권 가치 이미 너무 높아
높은 변동성에 수익내기 힘들듯
"인플레 일시적…美 금리인상은 2023년"
주식·채권 가치 이미 너무 높아
높은 변동성에 수익내기 힘들듯
“인플레이션은 내년에 정상화될 것이고, 미국 중앙은행(Fed)은 기준금리를 2023년에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앤드루 볼스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18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CPI)는 전년 동기 대비 6.2% 치솟아 물가 우려가 커졌다. 이에 대해 볼스 CIO는 “현재는 공급 충격이 인플레이션을 부르고 있지만 내년에 크게 완화될 것으로 예측한다”며 “내년 말까지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Fed 목표치인 2%로 내려올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것으로 드러나면 Fed는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어진다. 볼스 CIO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아질 불확실성도 있고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후반으로 앞당겨질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핌코의 예상 시기는 2023년”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내년 말까지 연 1.5~2.0%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Fed는 최근 양적완화(QE) 규모를 줄이는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에 들어갔다. 그는 “Fed는 테이퍼링을 별 무리 없이 진행해 내년 6월까지 종료할 것”으로 내다봤다.
볼스 CIO는 글로벌 주식, 채권 가격 수준이 높다고 인정하면서도 각국의 낮은 기준금리를 감안하면 거품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저렴한 주식을 찾기 어려우며 엄청난 성과를 미리 반영해 형성된 주가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볼스 CIO는 세계 경제가 처한 위험으로 △인플레이션 △코로나19 재확산 △공급망 차질 등을 들었다.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세계경제 큰 폭으로 성장 예상…코로나·공급망 차질은 '걸림돌'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는 최근 ‘변화의 시대(Age of Transformation)’라는 보고서에서 “앞으로 5년간 세계 경제가 지난 10년보다 더 불확실하고 분산된 성장,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를 쓴 앤드루 볼스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높아진 밸류에이션과 혼란 등을 감안할 때 주식, 채권 등의 수익률은 더 낮아지고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공급망 혼란 해결에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볼스 CIO는 “유례가 없던 일이라 언제쯤 공급망 혼란이 개선될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가능성은 낮게 봤다. 볼스 CIO는 “지금의 글로벌 성장세를 바꾸려면 여간한 충격이 아니면 어렵다”고 말했다.
볼스 CIO는 내년 말까지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1.5~2.0%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현재 1.5% 선에 머물고 있는 금리가 상승할 여지가 있지만 그리 높아지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는 “다음 경기 사이클에서 낮은 기준금리가 지속될 뿐만 아니라 지난 경기 사이클 수준조차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미 중앙은행(Fed)이 2018년 기준금리를 연 2.25~2.50%까지 올린 적이 있지만 이제는 그 수준까지 인상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에도 금리를 올리자 금융시장이 흔들렸고, 그 여파로 통화정책을 급선회했다는 게 볼스 CIO의 설명이다. 그는 연 1.5~2.0%대에서 금리가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게 볼스 CIO의 예측이다. 그는 “중기적 관점에서 볼 때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 내년은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주식과 채권 가치가 이미 너무 높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볼스 CIO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압력이 높은 변동성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주식과 채권 수익률 역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핌코는 인플레이션이 내년에 2%대로 내려올 것으로 예측한다. 하지만 예상보다 높아질 불확실성은 존재한다. 주식은 채권 금리에 따른 할인율로 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커지면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 그는 “Fed가 예상과 다르게 빠른 긴축 행보를 보이고 10년물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으면 주식에는 불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식은 명목 자산이 아니라 실질자산이므로 중기적 관점에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 위험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자 한다면 물가연동채권(TIPS) 및 원자재 투자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신흥시장의 달러표시 채권, 현지 통화 등은 리스크가 높지만 위험 프리미엄은 합리적 수준이라고 봤다. 그런 위험을 잘 분석해 국가별, 섹터별로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가격이 낮게 잘못 책정된 자산을 찾아야 한다”며 “섹터 전반에 투자하는 수동적 투자자가 돼선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모 회사채 펀드, 각국의 부동산 시장 등에서도 좋은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볼스 CIO는 혁신기술에도 투자할 것을 권했다. 그는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에도 기술 분야를 선도할 기업을 보유한 국가가 있다”며 “글로벌 경제가 발전하는 환경에서는 한국도 강력한 성장을 도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한국 기업 중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성장 혜택을 누릴 만한 곳들이 있다”며 “특히 반도체와 물리적 기반시설(네트워크, 전력망, 교통망 등) 부분에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핌코는 세계적 반도체 수요 증가가 한국 기업에 이익이 될 것으로 봤다. 한국 경제에 대해선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것은 긍정적 동인이지만 경제 성장은 최근 정점에서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에너지 가격 상승은 생산능력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앤드루 볼스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18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CPI)는 전년 동기 대비 6.2% 치솟아 물가 우려가 커졌다. 이에 대해 볼스 CIO는 “현재는 공급 충격이 인플레이션을 부르고 있지만 내년에 크게 완화될 것으로 예측한다”며 “내년 말까지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Fed 목표치인 2%로 내려올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것으로 드러나면 Fed는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어진다. 볼스 CIO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아질 불확실성도 있고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후반으로 앞당겨질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핌코의 예상 시기는 2023년”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내년 말까지 연 1.5~2.0%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Fed는 최근 양적완화(QE) 규모를 줄이는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에 들어갔다. 그는 “Fed는 테이퍼링을 별 무리 없이 진행해 내년 6월까지 종료할 것”으로 내다봤다.
볼스 CIO는 글로벌 주식, 채권 가격 수준이 높다고 인정하면서도 각국의 낮은 기준금리를 감안하면 거품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저렴한 주식을 찾기 어려우며 엄청난 성과를 미리 반영해 형성된 주가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볼스 CIO는 세계 경제가 처한 위험으로 △인플레이션 △코로나19 재확산 △공급망 차질 등을 들었다.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경제 큰 폭으로 성장 예상…코로나·공급망 차질은 '걸림돌'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낮아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는 최근 ‘변화의 시대(Age of Transformation)’라는 보고서에서 “앞으로 5년간 세계 경제가 지난 10년보다 더 불확실하고 분산된 성장,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를 쓴 앤드루 볼스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높아진 밸류에이션과 혼란 등을 감안할 때 주식, 채권 등의 수익률은 더 낮아지고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경제를 위협하는 요인들
볼스 CIO는 세계 경제가 내년에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위협 요인도 있다. 인플레이션과 함께 코로나19 재확산, 공급망 차질 등을 꼽았다. 그는 “유럽과 미국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가 필요한 시점이 지난 것으로 생각하지만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선 여전히 부분적 봉쇄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또 공급망 혼란 해결에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볼스 CIO는 “유례가 없던 일이라 언제쯤 공급망 혼란이 개선될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가능성은 낮게 봤다. 볼스 CIO는 “지금의 글로벌 성장세를 바꾸려면 여간한 충격이 아니면 어렵다”고 말했다.
볼스 CIO는 내년 말까지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1.5~2.0%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현재 1.5% 선에 머물고 있는 금리가 상승할 여지가 있지만 그리 높아지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는 “다음 경기 사이클에서 낮은 기준금리가 지속될 뿐만 아니라 지난 경기 사이클 수준조차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미 중앙은행(Fed)이 2018년 기준금리를 연 2.25~2.50%까지 올린 적이 있지만 이제는 그 수준까지 인상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에도 금리를 올리자 금융시장이 흔들렸고, 그 여파로 통화정책을 급선회했다는 게 볼스 CIO의 설명이다. 그는 연 1.5~2.0%대에서 금리가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다.
높은 자산 가격과 물가
지난 10년간 주식, 채권 등의 수익률은 기록적으로 좋았다. 미국 주식은 올해 말까지 S&P500지수가 현 수준을 유지하면 3년 연속 두 자릿수(2019년 28.8%, 2020년 16.2%, 2021년 24.8%) 수익률을 기록하게 된다.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게 볼스 CIO의 예측이다. 그는 “중기적 관점에서 볼 때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 내년은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주식과 채권 가치가 이미 너무 높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볼스 CIO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압력이 높은 변동성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주식과 채권 수익률 역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핌코는 인플레이션이 내년에 2%대로 내려올 것으로 예측한다. 하지만 예상보다 높아질 불확실성은 존재한다. 주식은 채권 금리에 따른 할인율로 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커지면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 그는 “Fed가 예상과 다르게 빠른 긴축 행보를 보이고 10년물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으면 주식에는 불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식은 명목 자산이 아니라 실질자산이므로 중기적 관점에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 위험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자 한다면 물가연동채권(TIPS) 및 원자재 투자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낮은 수익률…적극 기회 찾아야
볼스 CIO는 자산 수익률이 낮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투자하면서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신흥시장의 달러표시 채권, 현지 통화 등은 리스크가 높지만 위험 프리미엄은 합리적 수준이라고 봤다. 그런 위험을 잘 분석해 국가별, 섹터별로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가격이 낮게 잘못 책정된 자산을 찾아야 한다”며 “섹터 전반에 투자하는 수동적 투자자가 돼선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모 회사채 펀드, 각국의 부동산 시장 등에서도 좋은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볼스 CIO는 혁신기술에도 투자할 것을 권했다. 그는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에도 기술 분야를 선도할 기업을 보유한 국가가 있다”며 “글로벌 경제가 발전하는 환경에서는 한국도 강력한 성장을 도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한국 기업 중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성장 혜택을 누릴 만한 곳들이 있다”며 “특히 반도체와 물리적 기반시설(네트워크, 전력망, 교통망 등) 부분에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핌코는 세계적 반도체 수요 증가가 한국 기업에 이익이 될 것으로 봤다. 한국 경제에 대해선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것은 긍정적 동인이지만 경제 성장은 최근 정점에서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에너지 가격 상승은 생산능력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