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 '매도자가 더 많다'…7개월 만에 팔자 >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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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원 매매수급지수 99.6…도심 제외 강남도 매수심리 꺾여
대출규제·금리 인상에 급매도 잘 안 팔려…"집값 하락 가능성"
서울 지역 대부분의 아파트 시장에서 집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가파른 시중 금리 인상,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 등이 겹치며 매수(예정)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이다.
대출 규제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강북지역은 물론 애초 대출이 중단된 강남에서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더 많다.
통계상 서울 아파트값은 아직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수자들의 관망세와 거래 침체가 지속될 경우 결국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서울 아파트, 5개 권역중 4곳서 '팔 사람' 더 많아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100.9)보다 1.3포인트 낮은 99.6을 기록하며 100 이하로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의 매매 수급지수가 100 이하로 내려간 것은 부동산원 조사 기준으로 올해 4월 5일(96.1) 이후 7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매매수급 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인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즉, 지수 100 이하는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서울 5개 권역에서 용산·종로·중구가 있는 도심권(103.5)을 제외하고 4개 권역에서 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졌다.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은 지난주 101.5에서 이번 주 99.5로 하락했다.
또 서남권(양천·강서·구로·영등포·동작·관악구)은 100.9에서 99.7, 동북권은 101.0에서 99.4로 내려왔다.
2주 전부터 100 이하로 하락한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구)은 지난주(97.9)보다 0.3포인트 낮은 97.6을 기록해 5개 권역중 매수심리가 가장 많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104.3을 기록했던 경기지역도 이번 주 4.3포인트 떨어진 100.6을 기록하면서 수도권(100.6) 전체로도 지수 100 이하를 눈앞에 두게 됐다.
전세 수급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0.8을 기록하며 작년 11월 11일(100.4) 이후 딱 1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또 다른 시세 조사기관인 KB국민은행의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이미 10월4일(96.9)부터 100 이하로 떨어져 이번 주 64.9까지 내려왔다.
지난해 5월 11일(65.8)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치다.
◇ 초강력 '돈줄 죄기'로 매수심리 위축…"가격 하락 압박"
매매와 전세 시장이 동반 침체에 빠진 것은 집값 안정과 가계부채 축소를 위해 금융당국이 강도 높은 '돈줄 옥죄기'에 나선 영향이 크다.
현재 시중은행 담보대출 금리는 3% 후반에서 5% 초중반까지 치솟았다.
전세자금 대출 금리도 3∼4%까지 올라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전월세 전환율(2.75%)을 웃돌고 있다.
이 때문에 대출을 받아 집을 사거나 전세를 옮겨야 하는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막혔다.
서울 강남을 포함해 일부 사정이 급한 집주인들이 시세보다 수천만원 싼 매매나 전세 물건을 내놓지만 거래가 잘 안 된다.
여기에 22일 '역대급' 종합부동산세 고지서 발송, 25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매수자들이 일제히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 건수 기준)은 지난 9월 2천699건으로 2019년 3월(2천282건)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10월에도 현재까지 신고 건수가 2천78건에 그치고 있다.
주택거래신고일은 계약 후 30일 이내로, 10월 전체 거래량은 이달 말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최근 추이를 볼 때 많아야 9월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11월 신고분은 19일 기준 190건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대선 전까지 어떻게든 집값을 떨어뜨리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며 "가계부채 건전성 확보는 필요하지만 가파른 금리 인상과 대출 중단으로 인해 전세입자 등 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주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13%로, 4주 연속 상승폭은 둔화됐지만 아직 하락 전환하진 않았다.
전반적인 매물 감소 속에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눈에 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6일 2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고,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 82.61㎡도 지난달 26일 31억3천1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찍었다.
이들 단지의 실거래가가 각각 20억원, 3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 종부세, 기준금리 인상 등의 변수로 매물이 늘어나면 앞으로 집값 하락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대선을 앞두고 집주인들이 버티기에 나서면서 매도-매수자간 힘겨루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 등 선진국의 유동성 축소도 국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은 작지만, 지역에 따라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일부 하락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대출규제·금리 인상에 급매도 잘 안 팔려…"집값 하락 가능성"
서울 지역 대부분의 아파트 시장에서 집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가파른 시중 금리 인상,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 등이 겹치며 매수(예정)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이다.
대출 규제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강북지역은 물론 애초 대출이 중단된 강남에서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더 많다.
통계상 서울 아파트값은 아직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수자들의 관망세와 거래 침체가 지속될 경우 결국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서울 아파트, 5개 권역중 4곳서 '팔 사람' 더 많아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100.9)보다 1.3포인트 낮은 99.6을 기록하며 100 이하로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의 매매 수급지수가 100 이하로 내려간 것은 부동산원 조사 기준으로 올해 4월 5일(96.1) 이후 7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매매수급 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인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즉, 지수 100 이하는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서울 5개 권역에서 용산·종로·중구가 있는 도심권(103.5)을 제외하고 4개 권역에서 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졌다.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은 지난주 101.5에서 이번 주 99.5로 하락했다.
또 서남권(양천·강서·구로·영등포·동작·관악구)은 100.9에서 99.7, 동북권은 101.0에서 99.4로 내려왔다.
2주 전부터 100 이하로 하락한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구)은 지난주(97.9)보다 0.3포인트 낮은 97.6을 기록해 5개 권역중 매수심리가 가장 많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104.3을 기록했던 경기지역도 이번 주 4.3포인트 떨어진 100.6을 기록하면서 수도권(100.6) 전체로도 지수 100 이하를 눈앞에 두게 됐다.
전세 수급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0.8을 기록하며 작년 11월 11일(100.4) 이후 딱 1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또 다른 시세 조사기관인 KB국민은행의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이미 10월4일(96.9)부터 100 이하로 떨어져 이번 주 64.9까지 내려왔다.
지난해 5월 11일(65.8)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치다.
◇ 초강력 '돈줄 죄기'로 매수심리 위축…"가격 하락 압박"
매매와 전세 시장이 동반 침체에 빠진 것은 집값 안정과 가계부채 축소를 위해 금융당국이 강도 높은 '돈줄 옥죄기'에 나선 영향이 크다.
현재 시중은행 담보대출 금리는 3% 후반에서 5% 초중반까지 치솟았다.
전세자금 대출 금리도 3∼4%까지 올라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전월세 전환율(2.75%)을 웃돌고 있다.
이 때문에 대출을 받아 집을 사거나 전세를 옮겨야 하는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막혔다.
서울 강남을 포함해 일부 사정이 급한 집주인들이 시세보다 수천만원 싼 매매나 전세 물건을 내놓지만 거래가 잘 안 된다.
여기에 22일 '역대급' 종합부동산세 고지서 발송, 25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매수자들이 일제히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 건수 기준)은 지난 9월 2천699건으로 2019년 3월(2천282건)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10월에도 현재까지 신고 건수가 2천78건에 그치고 있다.
주택거래신고일은 계약 후 30일 이내로, 10월 전체 거래량은 이달 말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최근 추이를 볼 때 많아야 9월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11월 신고분은 19일 기준 190건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대선 전까지 어떻게든 집값을 떨어뜨리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며 "가계부채 건전성 확보는 필요하지만 가파른 금리 인상과 대출 중단으로 인해 전세입자 등 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주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13%로, 4주 연속 상승폭은 둔화됐지만 아직 하락 전환하진 않았다.
전반적인 매물 감소 속에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눈에 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6일 2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고,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 82.61㎡도 지난달 26일 31억3천1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찍었다.
이들 단지의 실거래가가 각각 20억원, 3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 종부세, 기준금리 인상 등의 변수로 매물이 늘어나면 앞으로 집값 하락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대선을 앞두고 집주인들이 버티기에 나서면서 매도-매수자간 힘겨루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 등 선진국의 유동성 축소도 국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은 작지만, 지역에 따라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일부 하락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