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수행실장인 한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두 아이의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라는 글을 올렸다.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는 두 명의 아이를 낳았고,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는 아이를 낳지 않고 반려견만 키운다는 비교였다.
한 의원은 "영부인도 국격을 대변한다"며 출산 경험이 있는 영부인을 만들어야 국격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이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아이를 낳지 못한 윤석열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는 국격을 낮춘다는 것이냐"며 "심지어 본인들이 원해서 아이를 낳지 않은 것도 아니다"라고 김씨에게 유산 경험이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선거판이 무섭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남의 상처까지 약점으로 삼아 잔인하게 후벼파도 되냐"고 항의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를 비롯한 여성 단체들은 "여성의 출산 여부조차 갈라치기한다"며 한 의원의 경질을 요구했다. 정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메시지총괄도 "논란이 있을만하다. 건드려선 안 되는 이런 느낌, 그런 생각이 든다"고 비판에 동조했다.
논란이 일자 한 의원은 이내 게시글을 '김혜경 vs 김건희'로 수정하고 침묵을 지켜왔다. 그는 논란이 된 게시물을 작성하고 사흘이 지난 20일 "며칠 전 제 글로 인해 논란과 비판이 있다"면서 "그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거나 상처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결코 여성을 출산 여부로 구분한 것은 아니지만 표현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피고 성찰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