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차 완전 퇴출까진 상당 기간 필요…기술 꾸준히 개발돼야"
최근 전국을 뒤흔든 요소수 품귀 사태를 계기로 한국화학연구원이 수년 전부터 연구개발(R&D)을 해 온 경유차 미세먼지 저감용 대체 기술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한국화학연구원은 2018년부터 탄화수소 등을 이용해 경유차 배기가스에 포함된 질소산화물(NOx)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화석 연료를 태울 때 가스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은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대기오염물질이다.

요소수는 경유차가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질소산화물 환원촉매장치'(SCR)에 사용된다.

SCR을 통해 요소수가 암모니아로 바뀌면서 배기가스에 섞인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물로 환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화학연이 진행 중인 탄화수소를 이용한 요소수 대체 기술은 경유 자체에 이미 탄화수소가 포함돼 있어 별도의 저장장치가 필요하지 않고 요소수와 달리 따로 넣을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화학연은 탄화수소를 이용한 질소산화물 저감 원천 기술 과제를 지난해 마무리 짓고 현재 실증 1단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차량 엔진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테스트로, 2022년 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실증 1단계가 성공으로 판명되더라도 실제 차량에 이 기술을 당장 적용하기엔 갈 길이 멀다.

실증 2단계는 엔진이 아닌 차량을 대상으로 수행되는데, 자동차를 새로 설계하는 수준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화학연이 개발중인 탄화수소 기반 질소산화물 저감 기술이 현재의 요소수 기반 SCR 방식의 성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점도 상용화의 걸림돌이다.

현 단계에서 탄화수소의 질소산화물 제거율은 요소수 기반 SCR 60∼70% 수준이다.

해당 기술이 상용화되려면 제거율이 90% 이상은 돼야 한다.

이 때문에 화학연이 개발중인 기술이 경유차 배기가스 최신 규제인 '유로6'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노후 경유차나, 상대적으로 배기가스 규제가 덜한 군용 차량 등에 활용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나온다.

허일정 화학연 환경자원연구센터장은 요소수 대체 기술 개발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내연기관차를 줄이고 수소차,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생산을 늘리는 추세지만 상당 기간 우리 도로에서는 휘발유, 경유를 이용하는 차량을 더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차량 미세먼지 저감 기술은 꾸준히 개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소수를 쓰지 않고도 우수한 성능을 지닌 질소산화물 저감 기술은 이번 사태가 재발하지 않더라도 필요하다고 특히 강조했다.

허 센터장은 "지금 관련 기술 개발을 꾸준히 진행하지 않으면 미세먼지는 10년 후, 그 이후에도 계속될 이슈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