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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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1일 선거대책위원회 쇄신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 뜻을 신속히 반영하고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행동이 가능하도록 민첩하고 가볍고 기민한 대응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대전현충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을 민주당 후보로 선택한 국민과 당원 뜻은 변화와 혁신에 있다"며 "그런데 이재명조차 변화와 혁신이라는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반성을 하게 됐다"고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겠다"는 전날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도 "이재명이라는 대선 후보를 선택한 국민과 당원의 뜻에 따라, 민주당도 반성하고 혁신해야 한다"면서 "중심은 결국 국민들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열망에 있다. 일부는 마치 당권에 대한 말인 것처럼 곡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른바 별동대 구성 및 선대위 개편 방향과 관련해서도 "아직 공식 선대위가 있고 당 입장도 있기에, 제가 당의 변화와 혁신을 요청한 것 외에는 그 결과를 기다려보려고 한다"면서 "별동대 말씀을 하시는데 제가 뭐 별동대라고 표현한 건 없고 당 선대위가 너무 무겁고 느리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장동 의혹도 '내가 깨끗하면 됐지' 하는 생각으로 많은 수익을 시민들께 돌려 드렸다는 부분만 강조했지, 부당이득에 대한 국민의 허탈한 마음을 읽는 데에 부족했다"고 반성했다.

이는 '돈을 받은 자가 범인' 등 각종 의혹 등에 대해 정면 돌파해왔던 기존의 기조와는 상반된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윤석열 대선후보의 컨벤션 효과가 희미해졌지만, 지지율 격차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 유연한 입장 변화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매머드급 선대위의 전면 쇄신을 이끌 필요가 있다는 전략적 판단도 깔린 것이다. 지난 17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도 선대위 구성을 두고 "희한한 구조, 처음 보는 체계"라고 지적한 바 있다.

결국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도 지난 20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이 후보에게 쇄신 문제에 대한 전권을 위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원팀 선대위를 구성했지만 기동성이 부족한 점이 있다. 이 후보의 의지가 관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와 송 대표는 비대화(163명)된 만큼 '굼뜬 조직'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내주 출범을 앞둔 국민의힘 선대위는 민주당 출신 김한길 전 대표 영입 등을 통해 중도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도 대수술 명분 중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4시에 열리는 긴급 의원총회에 당 지도부는 이 후보에 선대위 인사권 전권을 부여하는 안건을 의총에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