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매출 비중 50% 달해
광고에서 VR·IT로 영역 확대
삼성전자는 최근 디지털플라자 등 오프라인 매장 13곳에 IT 기기용 무선 도난방지 기술을 설치했다. 매장 내 스마트폰 신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는 체험존에 적용되는 기술로, 제품이 일정 범위를 벗어나면 알람이 울리고 모든 기능이 중단된다. 제품 위치도 추적할 수 있다.
이 기술을 개발한 곳이 제일기획이다. 삼성전자 오프라인 매장의 디자인과 신제품 체험 콘텐츠 등을 기획하는 제일기획의 담당 팀이 기술을 만들고 삼성전자와 협업해 매장에 도입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기존 체험용 제품들은 선으로 연결돼 사진을 찍는 등 제품을 써 보는 데 제약이 있었다”며 “소프트웨어로 보안 장치를 만들면 제품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어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제일기획의 전체 매출총이익(매출-매출원가) 중 디지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기 누적 기준 50%를 달성했다. 전체 실적의 절반 이상이 디지털 사업에서 나온 것은 처음이다. 전통 광고 매출 비중은 20%로 축소됐다. 2010년만 해도 디지털 비중은 19%에 그쳤으나 전통매체 비중이 49%를 차지했다.
디지털 사업의 범위는 유튜브나 인터넷 광고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외 광고주의 웹사이트 및 플랫폼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제일기획은 삼성전자의 홈페이지 삼성닷컴,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의 복합문화공간 ‘하이브 인사이트’의 구축 및 운영을 맡았다. 지난 10월에는 가상현실(VR)에서 삼성전자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삼성 VR 스토어’를 구축했다.
최근에는 영역을 IT 솔루션까지 확장하고 있다. 무선 도난방지 기술 외에도 1 대 1 화상 상담 서비스를 개발해 삼성전자에 제공하고 있다. 제일기획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공개한 ‘중장기 성장 방향’에서 디지털 사업을 더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일기획 측은 “디지털 인력을 확보하고 관련 조직을 구축하겠다”며 “메타버스 등 기술 기반 콘텐츠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