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처우 개선 나서야"
서울시는 지난 16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심야시간대에 한해 개인택시 3부제를 일시적으로 해제했다. 그동안 개인택시는 운전자의 과로 방지, 차량 정비, 수요 공급 조절을 위해 3부제로 운영됐다. 이틀 운행 후 하루 쉬는 방식이다.
이번 조치로 내년 1월 1일까지는 휴무 중인 택시도 이 시간에 택시 영업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3부제 일시 해제를 결정하면서 택시 2000대가 추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부제 해제의 효과를 찾아볼 수 없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부제가 해제된 당일인 16일 심야시간(오후 9시~새벽 4시) 택시 영업건수는 15만463건으로 1주일 전인 9일(14만2236건)과 비교해 6% 증가하는 데 그쳤다.
택시기사들은 “3부제의 일시적 해제만으로는 고착화한 승차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택시기사는 “부제가 완전히 폐지돼 원하는 날과 시간에 운행할 수 있을 때 기사들이 자연스레 수요가 많은 시간대로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택시기사를 다시 돌아오게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택시가 잡히지 않는 근본적 원인은 기사들이 택시업계에 더 이상 머무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하나둘 떠났기 때문”이라며 “요금 체계를 개선해 적정 수준으로 택시 요금을 올리면 운전하려는 사람도 많아지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택시업계에선 코로나19 창궐 후 2년이 지나는 과정에서 고령 개인택시 기사들을 중심으로 오후 8~9시 이후 운행하지 않는 문화가 정착된 것도 승차난의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각종 규제를 풀어 모빌리티 생태계를 활성화해 궁극적으로 시민들이 다양한 대안을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밤에도 일할 수 있는 젊은 기사가 유입되도록 업계 환경과 처우를 개선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