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26)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최종전에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며 최종 우승했다. 올 시즌 5승을 거둔 그는 올해의 선수, 상금왕 등 주요 개인상도 모두 석권했다.

고진영은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GC(파72·636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500만 달러)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9개를 기록해 9언더파 63타를 쳤다.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우승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대회 1라운드에서 공동 25위로 다소 아쉬운 첫단추를 끼운 고진영은 2라운드부터 버디쇼를 펼치며 매서운 추격을 시작했다. 대회 셋째날 7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라이벌 넬리 코다(23·미국)과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코다, 하타오카 나사(22)와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친 이날 최종라운드에서도 고진영의 압도적인 샷감은 그대로 이어졌다. 왼쪽 손목 통증을 안고 시작했지만 첫 홀부터 버디를 잡아내며 기분좋게 시작했고 3·4·6·8번홀 버디로 단숨에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코다는 첫 홀 버디 이후 타수를 줄이는데 실패하면서 고진영에게 일찌감치 승기를 내어줬다.

이날은 오히려 하타오카의 추격이 만만찮았다. 경기 초반 파세이브를 이어가던 그는 6·7번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으며 추격에 속도를 냈다.



그래도 고진영의 퍼트가 워낙 압도적이었다. 11번홀(파4)에서 긴 거리 버디퍼트를 성공시키며 추격을 따돌렸고 13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아내며 한번 더 달아났다. 16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승리에 쐐기를 박은 고진영은 18번홀(파4)에서 파 퍼트로 챔피언을 확정지은 뒤 환하게 웃었다.

이번 우승으로 고진영은 지난달 BMW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한달 만에 우승을 추가하며 시즌 5승, LPGA 투어 개인통산 12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 150만 달러(약 17억8000만원)를 품에 안으며 시즌 상금 350만2161 달러로 상금왕 3연패도 이뤘다.



또 올해의 선수 부문도 포인트 211점으로 1위가 됐다. 고진영이 올해의 선수가 된 것은 2019년 이후 2년 만에 두 번째다.

시즌 5승의 고진영은 다승 단독 1위에도 올랐고, 세계 랭킹은 1위 코다를 추월하거나 격차를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해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CME 글로브 레이스 역시 고진영이 2년 연속 1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리디아 고(24·뉴질랜드)는 최종일에만 8타를 줄여 합계 15언더파 공동 9위에 올라 베어 트로피(최저타수상)를 확정지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