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중국과 '맞짱' 뜨려면…[조평규의 중국 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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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중국은 이달 중순에 끝난 중국공산당 제19기 제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에서 채택된 3만6000자 분량의 역대 3번째 '역사결의'(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를 채택했습니다.
이번 역사결의는 1945년 1차, 1981년 2차에 이어 중국공산당 100년 역사상 3번째 결의입니다. 회의 출석자는 중앙위원 197인, 후보위원 151인, 이외에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상무위원과 관련 인사, 19기 기층 인민 대표와 학자들도 배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3차 역사결의에는 문화대혁명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2차 역사결의에서 강조했던 '개인숭배반대'와 '집체영도'라는 표현이 빠지고,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을 실현하여,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시진핑은 이번 결의로 단숨에 '모·등·시'(毛鄧習)로 일컬어지며 마오(毛澤東)와 등(鄧小平)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향후에도 권력이 1인에게 집중된 현재의 시스템으로 운영될 것이 확실해 보여, 내년 가을 20차 당대회에서 시(習) 주석이 3연임을 결정하는 길을 닦는 절차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만, 시 정부는 내년 동계올림픽의 원만한 개최, '공동부유'(共同富裕)를 달성하기 위한 부자들에 대한 과세,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극단적인 제한 등 개방과 성장을 동시에 추진하는 모순을 해결해야 하는 도전과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중국의 역사결의를 우리는 어떤 시각에서 바라봐야 할까요. 그리고 우리와 어떤 연관성이 있고 나아가 우리의 대처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번 역사결의에서 '한국전쟁'을 '항미원조'(抗美援朝;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로 규정하고 위대한 승리를 거둬 국가 안전을 지키고 대국 지위를 과시했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미·중 간의 갈등 최전선 중 하나인 한반도를 매개로 한국과 미국을 건드리고 있는 점은 우려할만한 점입니다.
전 세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 상황을 겪으면서, 정부의 역할이 급격히 중요해지고 커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같은 엄청난 인구와 경제력을 가진 나라가 정부의 지휘하에 일사불란한 행동을 취한다는 것은, 자유주의 국가에는 엄두도 내기 힘든 중국의 경쟁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역사 결의가 우리에게 다가오는 의미는 심각합니다.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자유민주주의나 보수나 진보의 이념을 가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요즘 한국은 운동업자들이 정권을 잡아 법치주의의 실종, 사정기관의 어용화, 공직자들의 무사안일이 극에 달해 있습니다. 이것이 중국의 역사결의에 대항해야 하는 우리의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미·중 세력 사이에 끼어 있는 한국은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과의 동맹에 의존하는 처지입니다. 중국의 한국 다루기가 도를 넘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한국의 주권 사항인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배치에 대한 중국의 과도한 압력, '3불 합의' 대응에서 보듯 우리 정부는 굴종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중국은 이제 덩치만 큰 나라가 아닙니다. 제조업에서 원가와 품질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다양한 물적 자원은 물론 우수한 인적 자원은 세계를 압도합니다.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은 이미 한국을 넘어 저만치 달아나고 있습니다.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일상생활 속에서 구현되고 있는 나라가 중국입니다.
우리가 역사결의 보다 더 중국이 무서운 경쟁자로 보이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공계를 높게 평가하는 대학교육과 불공정한 우리의 대학 입시보다 공정한 대학생 선발시스템, 공부와 연구 그리고 창업에 밤샘하기를 밥 먹듯 하는 청년이 우리보다 많다는 사실입니다. 돈, 사람, 기술, 정책, 전략, 정부, 공무원의 수준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중국은 뛰고 있습니다. 공무원 되는 걸 인생의 목표로 삼아 고시 공부로 청춘을 보내는 우리 청년들의 현실은 위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한국인들은 중국에 대한 혐오로 중국을 무시합니다. 중국 것이면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세태입니다. 중국의 고위공무원이나 국영기업체의 고급 간부들은 한국을 경쟁상대로 보지 않고 우습게 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중국을 무시하고 중국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부정적인 인식이 지배하는 한, 한국은 중국의 '변두리 국가'의 하나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중국을 무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중국을 본받자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차별화된 역량과 경쟁력을 가질 때 중국과 대등한 관계를 유지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우리가 힘이 없을 때, 침략하거나 무시하고 도발해 온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최근 출판된 저서 '한국의 선택'(김태유 공저)에는 '북극항로'를 매개로 러시아를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담겨 있습니다. '한미동맹'의 강화 이외에도 미국, 일본, 러시아 등과의 합종(合從)과 연횡(連衡)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북극항로를 개척하고 선점하는 전략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중국을 견제하는 좋은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중 패권의 희생양이 될 것인지, 상황을 주도할 것인지는 우리 손에게 달려 있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중국과 소위 '맞짱'을 뜰 수 있는 철학과 이념을 확고히 하고 국력을 기르는 일입니다. 우리는 중국이 가지고 있지 못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평화, 인권, 문화 등 소프트파워를 가진 나라입니다. 국가의 경쟁력을 기르면서, 동시에 인류 보편의 가치와 중국과 차별화된 국격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우리의 생존을 유지해 나갈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평규 중국연달그룹 수석부회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이번 역사결의는 1945년 1차, 1981년 2차에 이어 중국공산당 100년 역사상 3번째 결의입니다. 회의 출석자는 중앙위원 197인, 후보위원 151인, 이외에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상무위원과 관련 인사, 19기 기층 인민 대표와 학자들도 배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3차 역사결의에는 문화대혁명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2차 역사결의에서 강조했던 '개인숭배반대'와 '집체영도'라는 표현이 빠지고,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을 실현하여,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시진핑은 이번 결의로 단숨에 '모·등·시'(毛鄧習)로 일컬어지며 마오(毛澤東)와 등(鄧小平)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향후에도 권력이 1인에게 집중된 현재의 시스템으로 운영될 것이 확실해 보여, 내년 가을 20차 당대회에서 시(習) 주석이 3연임을 결정하는 길을 닦는 절차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만, 시 정부는 내년 동계올림픽의 원만한 개최, '공동부유'(共同富裕)를 달성하기 위한 부자들에 대한 과세,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극단적인 제한 등 개방과 성장을 동시에 추진하는 모순을 해결해야 하는 도전과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중국의 역사결의를 우리는 어떤 시각에서 바라봐야 할까요. 그리고 우리와 어떤 연관성이 있고 나아가 우리의 대처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번 역사결의에서 '한국전쟁'을 '항미원조'(抗美援朝;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로 규정하고 위대한 승리를 거둬 국가 안전을 지키고 대국 지위를 과시했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미·중 간의 갈등 최전선 중 하나인 한반도를 매개로 한국과 미국을 건드리고 있는 점은 우려할만한 점입니다.
전 세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 상황을 겪으면서, 정부의 역할이 급격히 중요해지고 커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같은 엄청난 인구와 경제력을 가진 나라가 정부의 지휘하에 일사불란한 행동을 취한다는 것은, 자유주의 국가에는 엄두도 내기 힘든 중국의 경쟁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역사 결의가 우리에게 다가오는 의미는 심각합니다.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자유민주주의나 보수나 진보의 이념을 가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요즘 한국은 운동업자들이 정권을 잡아 법치주의의 실종, 사정기관의 어용화, 공직자들의 무사안일이 극에 달해 있습니다. 이것이 중국의 역사결의에 대항해야 하는 우리의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미·중 세력 사이에 끼어 있는 한국은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과의 동맹에 의존하는 처지입니다. 중국의 한국 다루기가 도를 넘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한국의 주권 사항인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배치에 대한 중국의 과도한 압력, '3불 합의' 대응에서 보듯 우리 정부는 굴종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중국은 이제 덩치만 큰 나라가 아닙니다. 제조업에서 원가와 품질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다양한 물적 자원은 물론 우수한 인적 자원은 세계를 압도합니다.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은 이미 한국을 넘어 저만치 달아나고 있습니다.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일상생활 속에서 구현되고 있는 나라가 중국입니다.
우리가 역사결의 보다 더 중국이 무서운 경쟁자로 보이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공계를 높게 평가하는 대학교육과 불공정한 우리의 대학 입시보다 공정한 대학생 선발시스템, 공부와 연구 그리고 창업에 밤샘하기를 밥 먹듯 하는 청년이 우리보다 많다는 사실입니다. 돈, 사람, 기술, 정책, 전략, 정부, 공무원의 수준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중국은 뛰고 있습니다. 공무원 되는 걸 인생의 목표로 삼아 고시 공부로 청춘을 보내는 우리 청년들의 현실은 위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한국인들은 중국에 대한 혐오로 중국을 무시합니다. 중국 것이면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세태입니다. 중국의 고위공무원이나 국영기업체의 고급 간부들은 한국을 경쟁상대로 보지 않고 우습게 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중국을 무시하고 중국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부정적인 인식이 지배하는 한, 한국은 중국의 '변두리 국가'의 하나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중국을 무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중국을 본받자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차별화된 역량과 경쟁력을 가질 때 중국과 대등한 관계를 유지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우리가 힘이 없을 때, 침략하거나 무시하고 도발해 온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최근 출판된 저서 '한국의 선택'(김태유 공저)에는 '북극항로'를 매개로 러시아를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담겨 있습니다. '한미동맹'의 강화 이외에도 미국, 일본, 러시아 등과의 합종(合從)과 연횡(連衡)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북극항로를 개척하고 선점하는 전략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중국을 견제하는 좋은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중 패권의 희생양이 될 것인지, 상황을 주도할 것인지는 우리 손에게 달려 있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중국과 소위 '맞짱'을 뜰 수 있는 철학과 이념을 확고히 하고 국력을 기르는 일입니다. 우리는 중국이 가지고 있지 못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평화, 인권, 문화 등 소프트파워를 가진 나라입니다. 국가의 경쟁력을 기르면서, 동시에 인류 보편의 가치와 중국과 차별화된 국격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우리의 생존을 유지해 나갈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평규 중국연달그룹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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