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 SNS에 "그런 말 하는 사람이나
아무 비판 없이 그대로 받아 쓰는 사람이나"
김 후보자는 지난 6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약탈'이라는 단어를 검색한 포털 사이트 화면을 캡처한 후 "하도 오랜만에 듣는 생경한 단어라 사전을 한 번 찾아봤다"며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나, 아무런 비판 없이 그런 말을 그대로 쓰는 사람이나"라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게시물이 올라온 시기는 윤석열 후보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날짜와 일치했다. 윤 후보는 당시 "이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해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며 "이제 우리는 이런 부패 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과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한다"면서 출마를 선언했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김 후보가 해당 글을 쓰며 비난한 인물이 윤 후보인지 확인하는 질문이 이어졌다. 김 후보는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의 서면질의에는 "해당 SNS가 어떤 이유로 작성된 것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오후에 재개한 인사청문회에서는 "SNS에서 언급한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누구냐"는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윤 후보가 맞다"고 인정했다.
이어 "편향적인 시각을 고치겠냐"는 질문에 "쭉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일체 그런 내용들은 실은 적이 없다"며 "공인과 개인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황보 의원은 "기자 출신으로서 공정 보도의 가치를 모르지 않을 텐데 이렇게 공개적으로,그것도 노골적으로 특정 후보에 대한 반감과 적대감을 드러내는 후보자가 과연 KBS 사장으로 자격이 있는지 심각하게 우려된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1990년 KBS에 입사해 탐사보도 팀장, 사회팀장, 보도국 라디오뉴스제작부장, 보도본부장 등을 거쳐 KBS 비즈니스 사장을 역임했다. 앞서 KBS 사장 후보에는 임병걸 KBS 부사장, 서재석 전 KBS 이사 등이 나왔지만, 임 부사장과 서 전 이사가 시민평가단 평가를 앞두고 사퇴해 김 후보 단독으로 남게 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