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4억짜리 아파트 16억으로 뻥튀기…부당이익 환원 의사 있나"
김의철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서 "위장전입 죄송"(종합)
김의철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가 과거 서울 아파트 분양을 위해 누나 집에 위장 전입했던 것과 관련해 거듭 사과했다.

김 후보자는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라는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의 요구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퇴할 의사가 없냐는 질의에는 "성찰의 계기로 삼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17일 입장문을 내고 1993년 서울 아파트 청약을 위해 누나 집에 위장 전입해 이듬해 영등포구 대림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또 2004년 다른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계약서상 매매가를 실제보다 낮게 기입해 세금을 적게 낸 사실도 인정했다.

정 의원은 김 후보자가 사장 응모 당시 고위공직자 예비후보자 사전질문지 답변서에 위장전입 및 세금 탈루가 포함된 7대 비리에 해당 사항이 없다고 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자는 "(사전질문지에 적힌 위장전입 신고 기준 기간이) 2005년도 7월 이후라는 구절 때문에 그렇게 표시했다"며 "숨길 생각을 했으면 위장전입 경위에 대해 다른 질문에 자세히 설명해 놨을 리가 없지 않냐"고 답했다.

오후 보충 질의에서도 사전질문지 답변 때 위장전입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은 '허위 답변'이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정 의원은 "(답변) 작성법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사장으로서 자질이 부족한 것이고 거짓말이라면 나쁜 것"이라며 "왜 잘못했다는 말을 못 하느냐"고 다그쳤다.

이원욱 과방위원장도 "후보자가 국어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처럼 느껴진다"고 가세했다.

김 후보자는 "질문을 잘못 이해해서 그렇게 쓴 것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다만 뒤 페이지에 자세한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숨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다른 누군가의 기회를 빼앗아 얻은(분양받은 대림동) 아파트가 2배 이상 뛰었고, 이를 이용해 (4억원에 마련한) 양천구 아파트가 문재인 정권 들어 폭등해 16억원으로 4배 이상 뻥튀기됐다"며 "부당 감면된 세액 1천400만원과 위장전입에서 비롯된 부당이익 십수억원을 사회에 환원할 의향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여러 가지로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청문회에서는 사장 후보자 선정 절차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은 "이사회는 시민참여단 정책발표회를 거친 후 복수를 대상으로 면접 심사를 한 다음 최종 1명을 선정하도록 돼 있는데 요식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KBS 사장 후보자는 정책발표회를 앞두고 김 후보자와 임병걸 KBS 부사장, 서재석 전 KBS 이사 등 3명으로 압축됐다가 나머지 2명이 돌연 사퇴했다.

김 후보자는 절차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전혀 안 했다.

후보자의 한사람으로서 이사회의 임명 절차에 성실히 응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야당에서 선정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지만, 제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외압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김의철 후보가 대단히 운이 좋은 분 같은데 근거 없는 의혹 제기는 이쯤에서 그만하는 게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