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성 푸른나무재단 이사장 취임…"학교폭력, 공감력 키워줘야 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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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대 총장·수능출제위원 지내
'남의 아픔' 이해가 인성교육 출발
삼성과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도
'남의 아픔' 이해가 인성교육 출발
삼성과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도
“우리는 아이들을 평가하는 데 익숙합니다. 저도 여섯 번이나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을 했으니까요. 그런데 아이들에게 타인과 ‘공감’하며 상대의 아픔을 느껴보도록 하는 교육은 찾기 드물지요. 공감 능력을 키우는 게 학교폭력 근절 대책의 정석입니다.”
김경성 전 서울교대 총장(사진)은 수능 출제위원을 여섯 번, 채점위원장을 세 번 지낸 교육 평가 전문가다. 한국교육과정평가학회장도 거쳤다.
지난 1일 그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설립된 푸른나무재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교육 평가 전문가는 왜 학교폭력 예방의 전도사로 변신했을까. 김 이사장은 “경쟁 중심 입시제도는 공감 능력을 떨어뜨려 학교폭력을 키우는 원인”이라며 “인성 교육을 하지 않으면 폭력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푸른나무재단은 삼성전자 홍콩법인장과 신원그룹 기조실장을 지낸 김종기 명예이사장이 1995년 설립한 단체다. 학교폭력으로 아들을 잃은 김 명예이사장이 직장도 그만두고 학교폭력 예방 활동에 나선 게 그 시작이다.
김 이사장은 “설립자인 김종기 명예이사장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듣고 4년 전부터 푸른나무재단에 고문으로 참여하면서 인연을 맺었다”며 “설립자의 뜻을 잘 이해하기에 이사장이지만 보수는 한 푼도 받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학교폭력을 막을 수 있는 인성 교육이란 어떤 것일까. 김 이사장은 “어린 시절부터 ‘남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절한 때를 놓치면 학교폭력을 교육이 아니라 신고·상담 등으로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한 강연 방식의 인성 교육이 아니라 ‘실천’하는 공감 교육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캐나다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아이들에게 생후 3개월 된 아이를 돌보게 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천방지축인 아이들이 갓난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행동을 조절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어릴 적부터 공감하는 능력을 키워야 커서도 폭력의 문제를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평생 교육학의 길을 걸어 온 김 이사장이 학교폭력 해결에 뛰어들게 된 데는 불미스러운 한 사건의 영향이 컸다. 서울교대 총장 시절 학내에서 발생한 이른바 ‘단톡방 성희롱 사건’이다. 어린 시절부터 교사를 선망해왔고, 나아가 ‘교사를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나아갔던 그에겐 큰 충격이었다.
김 이사장은 “교사를 지망하는 학생이라면 모범생일 텐데 이들 사이에서 아무렇지 않게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경쟁만 하고 자란 학생들이 공감 능력을 잃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 사건이었다”고 회고했다.
푸른나무재단은 코로나19로 예년보다 급증한 사이버폭력 예방·대응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달 초엔 삼성전자와 함께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행사인 푸른코끼리포럼을 공동 개최하기도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김경성 전 서울교대 총장(사진)은 수능 출제위원을 여섯 번, 채점위원장을 세 번 지낸 교육 평가 전문가다. 한국교육과정평가학회장도 거쳤다.
지난 1일 그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설립된 푸른나무재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교육 평가 전문가는 왜 학교폭력 예방의 전도사로 변신했을까. 김 이사장은 “경쟁 중심 입시제도는 공감 능력을 떨어뜨려 학교폭력을 키우는 원인”이라며 “인성 교육을 하지 않으면 폭력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푸른나무재단은 삼성전자 홍콩법인장과 신원그룹 기조실장을 지낸 김종기 명예이사장이 1995년 설립한 단체다. 학교폭력으로 아들을 잃은 김 명예이사장이 직장도 그만두고 학교폭력 예방 활동에 나선 게 그 시작이다.
김 이사장은 “설립자인 김종기 명예이사장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듣고 4년 전부터 푸른나무재단에 고문으로 참여하면서 인연을 맺었다”며 “설립자의 뜻을 잘 이해하기에 이사장이지만 보수는 한 푼도 받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학교폭력을 막을 수 있는 인성 교육이란 어떤 것일까. 김 이사장은 “어린 시절부터 ‘남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절한 때를 놓치면 학교폭력을 교육이 아니라 신고·상담 등으로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한 강연 방식의 인성 교육이 아니라 ‘실천’하는 공감 교육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캐나다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아이들에게 생후 3개월 된 아이를 돌보게 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천방지축인 아이들이 갓난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행동을 조절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어릴 적부터 공감하는 능력을 키워야 커서도 폭력의 문제를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평생 교육학의 길을 걸어 온 김 이사장이 학교폭력 해결에 뛰어들게 된 데는 불미스러운 한 사건의 영향이 컸다. 서울교대 총장 시절 학내에서 발생한 이른바 ‘단톡방 성희롱 사건’이다. 어린 시절부터 교사를 선망해왔고, 나아가 ‘교사를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나아갔던 그에겐 큰 충격이었다.
김 이사장은 “교사를 지망하는 학생이라면 모범생일 텐데 이들 사이에서 아무렇지 않게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경쟁만 하고 자란 학생들이 공감 능력을 잃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 사건이었다”고 회고했다.
푸른나무재단은 코로나19로 예년보다 급증한 사이버폭력 예방·대응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달 초엔 삼성전자와 함께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행사인 푸른코끼리포럼을 공동 개최하기도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