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만 내면 두 시간을 이용할 수 있는 서울형 공공 키즈카페가 내년 4월 첫 운영을 시작한다. 공공 키즈카페는 단순 실내 놀이시설을 넘어 아동 전문가의 돌봄 기능까지 갖춰 ‘단시간 돌봄’ 수요를 충족하는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서울 안심 키즈카페’라는 이름으로 공공 키즈카페 사업 계획을 확정하고 관련 논의를 구체화 중이다. 안심 키즈카페 1호는 중랑구에 들어서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3월 준공해 늦어도 4월께 개관한다는 목표다.

기존 공공 실내 놀이터를 개선하고 확대하는 식이다. 시는 중랑구를 시작으로 내년에만 총 25곳의 안심 키즈카페를 시범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안심 키즈카페 관련 예산은 총 66억5200만원이다.

안심 키즈카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낸 아이디어인 것으로 전해졌다. 키즈카페를 가고 싶지만 두 시간에 1만~1만5000원 수준인 이용료가 부담스러운 가정을 위해 저렴한 공공 실내 놀이터를 만들자는 취지다. 그동안 민간 키즈카페를 이용하기 어려운 저소득층 등으로부터 놀이형 돌봄 시설을 만들어 달라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서울 안심 키즈카페의 기본 이용료는 두 시간에 3000원이다. 두 자녀 이상 둔 가정이나 저소득층이 이용할 경우엔 무료다.

특히 민간 키즈카페엔 없는 ‘돌봄 기능’을 탑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키즈카페마다 돌봄 전문인력을 배치하는 계획을 세웠다. 돌봄 서비스 이용에 대한 추가 부담금은 없다. 시 관계자는 “부모가 꼭 지켜보지 않더라도 두 시간 이상 자녀를 안전하게 믿고 맡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곳에서 식음료는 판매하지 않을 계획이다. 일부 민간 키즈카페 사업자들이 “시가 저렴한 가격에 키즈카페를 운영하면 자영업자에게 타격이 클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서다. 시는 식음료 시설 없이 놀이와 돌봄 기능에 집중해 공공성을 강화하고 민간 시설과는 차별화할 방침이다.

시는 안심 키즈카페를 오 시장의 대표 보육정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은 합계 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평생 출산 가능한 자녀 수)이 0.64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안심 키즈카페는 공공 보육체계를 강화하는 인프라 중 하나”라며 “내년 안심 키즈카페를 시범 운영한 후 반응에 따라 추가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