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의 글로벌코스메틱비즈니스센터 화장품제조시설에서 연구원이 기업이 의뢰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코스메틱비즈니스센터  제공
경북 경산의 글로벌코스메틱비즈니스센터 화장품제조시설에서 연구원이 기업이 의뢰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코스메틱비즈니스센터 제공
경북 경산에서 2019년 3월 창업한 뷰퀘스트(대표 황세라)는 한동안 충북 오창의 화장품위탁생산회사에서 제품을 생산해왔다. 그러다 이달부터 토너와 에센스 등 신제품을 경산에서 만들기 시작했다.

경북 '뷰티산업 클러스터'로 뜬다
경상북도와 경산시가 지난해 말 준공한 글로벌코스메틱비즈니스센터 덕분이다. 이 센터는 화장품기업의 연구개발(R&D), 제품기획 컨설팅은 물론 화장품을 생산할 수 있는 CGMP(우수화장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시설도 갖추고 있다. 경북의 화장품회사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종합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글로벌코스메틱비즈니스센터가 경북 화장품 기업들의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도는 이 시설을 이용한 기업이 20개, 위탁생산량은 10월 말 기준 45t에 달한다고 22일 밝혔다.

정희장 뷰퀘스트 기술이사는 “화장품 전문 위탁생산업체는 기본 수량이 2000~3000개 이상은 돼야 생산해주지만 경북 센터는 소량 다품종의 시제품도 생산이 가능하다”며 “생산시설이 없는 중소기업과 창업기업에는 성장 기폭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9억원 수준인 매출을 3~5년 내 1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센터는 CGMP 기준에 맞춘 용량별 믹서와 충진기, 자동포장기 등 26종의 시설을 구비하고 기초와 색조화장품을 하루 6만5000개까지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피부세포연구실, 소재개발실 등 6개 실험실과 248종의 첨단 연구장비도 마련했다. 손율호 글로벌코스메틱비즈니스센터 실장은 “크림, 로션, 샴푸, 립스틱에서 비건 화장품까지 다양한 화장품 생산이 가능하다”며 “제품 기획력과 차별화된 아이디어가 있는 신생 창업기업과 중소기업이 마음껏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상북도는 코로나 여파로 극심한 위기를 겪었던 화장품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24일 경북뷰티산업 포럼도 연다. 뷰퀘스트와 같은 화장품 창업기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도는 경산 지식서비스 연구개발지구에 화장품기업 50곳이 입주할 수 있는 14만8742㎡의 화장품특화단지도 내년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화장품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뷰티산업 밸류체인 컨버전스 지원사업, 화장품 클러스터 구축 등 다양한 국비지원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도는 대구시와 함께 120억원 규모의 퍼스널케어 융합 얼라이언스 사업을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시키기도 했다. 이 사업은 거울을 통한 자동 피부 분석과 화장품 추천 앱 개발 등을 포함한 스마트메이크업과 디지털뷰티로 뷰티사업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다.

경상북도와 대구시, 대구가톨릭대와 대구경북디자인센터 등이 참여한다. 김주한 경상북도 바이오산업과장은 “대구와 경북의 화장품 관련 기업을 합치면 총 700개로 전국 4위에 해당한다”며 “경북과 대구의 강점을 융합해 지방 최고의 뷰티산업 클러스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경산=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