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필하모닉 가을행복음악회 200% 즐기는 '꿀팁'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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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가을행복음악회 오늘(23일) 개최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서 오후 7시30분
한경닷컴 홈페이지·유튜브서도 생중계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 연주
연주에만 2시간 소요…"힘들었던 점은?"
한경필 단원들 공연 소감 및 감상 팁 대방출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서 오후 7시30분
한경닷컴 홈페이지·유튜브서도 생중계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 연주
연주에만 2시간 소요…"힘들었던 점은?"
한경필 단원들 공연 소감 및 감상 팁 대방출
매년 가을밤을 낭만으로 수놓는 '한경닷컴 가을행복음악회'가 오늘(23일) 저녁 7시 30분 찾아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애쓰는 모든 이들을 위한 위로와 함께 바로크 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와 문화의 가교'라는 슬로건 아래 창단된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이날 예술의전당과 손잡고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은 완곡에만 2시간가량이 소요되는 '고난도' 곡이다. '오십이 넘은 나이에 괜찮을까' 우려했다던 단원도 있었다.
하지만 인터뷰에 참여한 한경필 단원들은 모두 이번 공연이 '연주자와 관객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초겨울 칼바람도 무색하게 만든 한경필 단원들(지휘자 권민석, 오보에 이윤정, 첼로 주연선, 하프시코드 오주희)의 뜨거운 열정을 들여다보자. Q. 이번 음악회에서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을 선보이게 됐습니다. 이 곡을 선택한 이유와 배경이 궁금합니다.
권민석 = 여섯 곡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은 바로크 시대 협주곡 양식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흐는 비발디에게서 얻은 영감을 통해 리토르넬로 양식의 이탈리아 협주곡 양식 외에도 프랑스의 춤곡 양식과 본인의 이색적인 아이디어를 첨가해 그동안 한 번도 쓰인 적이 없던 협주곡 집을 만들어 냅니다. 여섯 곡의 협주곡은 각각 색채와 특징이 뚜렷합니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여섯 곡을 모두 한 번에 들을 수 있다면 바흐가 이상적으로 생각한 협주곡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한껏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윤정 = 브란덴부르크주 협주곡 여섯 곡 중에는 연주가 많이 되는 곡들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연주가 잘 안 되는 곡들도 있습니다. 사실 1번 협주곡도 인기가 많은 곡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1번 2악장이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전곡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악장이지요. 이런 숨은 진주 같은 악장까지도 연주자로선 전부 연주할 수 있고, 관객분들은 감상하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주연선 = 바흐는 제가 존경하는 음악가입니다. 바흐의 음악은 언제나 순수하며 맑고 또 깊이가 있죠. 제가 이번에 연주하는 6번은 바이올린이 없고, 비올라 다 감바 두 대가 들어가는 평범하지 않은 편성으로 이뤄진 곡인데, 깊이 있는 울림이 있으면서도 따뜻한 곡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오주희 =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을 하루에 공연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로, 연주자나 관객들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입니다. 긴 공연 시간은 차치하더라도 여섯 개의 곡들이 지닌 다양한 악기 편성과 다채로운 양식의 그야말로 바로크 음악의 향연입니다. 전곡을 연주한 경험이 몇 번 있지만 이번 공연은 특별히 의미 있고 더욱 기대됩니다. 이번 공연은 국내에서는 최초로 시도됩니다. 특히 고음악 전문가로도 정평이 나 있는 권민석의 지휘 아래 바흐 시대에 사용되던 고악기들, 리코더, 비올라 다 감바가 한경필과 어우러져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롭고 참신한 음향으로 청중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줄 것입니다. Q.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은 연주에만 2시간가량 걸리는 고난도의 협주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준비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공연 준비 과정에서 특히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요?
이윤정 = 연주자들에게도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은 매우 도전적인 곡입니다. 기술적으로도 그렇지만 연주를 쉬지 않고 장시간 해낼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만 하는 곡입니다. 악보만 보더라도 숨 쉴 곳 없이 계속 연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관악기에는 호흡과 입에 큰 무리가 와서 좋은 소리를 끝까지 유지하기가 무척 힘든 곡이기도 합니다. 연주 제의를 받을 당시에는 아무 생각도 없이 단지 '전곡 연주'라는 것에 욕심이 나서 수락했는데, 과연 오십이 넘어서 이 곡들을 연주해낼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첫 리허설을 한 후에 저희 관악기 주자들끼리 우스갯소리로 "과거의 관악기 주자들은 정말 실력이 좋았나. 아니면 연주의 질 따위는 개의치 않고 아무렇게나 마구 연주했나"라고 농담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권민석 = 협주곡 공연 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뛰어난 협연자'와 '훌륭한 오케스트라'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최고 수준의 협연자들과 역동적이면서도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는 한경필 연주자분들과 함께해 어려운 점이 전혀 없었습니다. 특히 공연을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와주신 조동균 사무국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주연선 = 바로크 음악은 소리 내는 방법이 아주 다른데, 비올라 다감바와 하프시코드에 어울릴 수 있는 소리를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오주희 = 바흐 음악은 완벽한 짜임새로 연주자들에게도 높은 완성도와 집중이 요구되고, 특히 곡마다 다양한 악기의 독주자들과의 충분한 리허설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번 연주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특히 독주자들과 충분한 리허설 시간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던 거로 알고 있습니다. Q. 공연을 관람할 예비 관중들에게 감상 관련 '꿀팁'을 준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주연선 = 바흐의 음악은 '더하기'보다는 '빼기' 혹은 '내려놓기'라고 생각됩니다. 각자의 삶 속에서 뭔가를 계속 채우느라 지치시고 피곤하셨다면, 마음을 내려놓고 바흐의 음악을 들으시면서 힐링이 되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권민석 = 한 곡 한 곡 모든 협주곡의 색채가 독특합니다. 바로크 춤곡의 경쾌함과 귀족적인 우아함이 드러나는 1번, 협연 악기로 등장하는 트럼펫, 바이올린, 오보에, 리코더의 매력적인 조화가 특징인 2번, 현악 합주의 정수를 들을 수 있는 3번, 리코더 두 대가 함께해 상쾌한 울림이 있는 4번, 플루트, 하프시코드, 바이올린의 앙상블이 매력적인 5번, 비올라 다 감바와 비올라의 이색적인 조화를 느낄 수 있는 6번까지, 단 한 곡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적인 작품집입니다. 각 작품의 색채를 즐기시는 것이 이번 공연 감상의 '팁'입니다.
이윤정 = 협주곡의 어원은 '경합'입니다. 협주곡은 다수의 협연자와 현악합주라는 두 음향체 간의 대립입니다. 대개의 독주 합주곡이 솔로와 반주의 경합에 의미를 둔다면 이 곡들은 독주자 간에 경합이 더 흥미롭습니다. 같은 주제를 한 명씩 돌아가면서 마치 요즘 말로 하면 '배틀'하듯이 연주가 되기도 하고, 편을 갈라 이팀 저팀이 경합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때는 두세 악기가 화음을 만들어 함께 선율을 만들 때도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주제 선율을 쫓아가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오주희 = 바로크 음악에 등장하는 고악기들이 어떤 특징들을 가졌는지 미리 찾아보고 오시면 관람하실 때에도 어느 곡에서 그 악기들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 더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공연을 함께 준비한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예비 관중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오주희 = 한경필 연주에는 처음 참여하는 것이지만, 실력 있는 연주자들로 아주 탄탄한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는 느낌과 단원들 하나하나 음악을 즐기면서 한다는 생각이 들어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작은 규모의 앙상블인 만큼 각 악기마다 특징과 역할에도 주의를 기울이며, 서로 대화하듯, 때론 경쟁하듯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내는 바로크 음악의 매력을 눈과 귀로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권민석 = 한 주간의 리허설 기간 동안 정말 열심히 연습해주신 한경필 단원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바흐의 작품은 하나의 완벽한 우주와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작품 중에서도 완성도가 높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을 통해 관객 여러분들께서도 리허설 도중 저희가 경험한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윤정 = 2년 가까이 이어지는 코로나19 시국에 음악계도 많이 위축돼 있었지만, 이제 슬슬 제자리를 찾아가려는 움직임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 브란덴부르크 전곡연주가 새로운 시작에 도전이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음악가들과 관객분들께 응원을 보냅니다.
주연선 = 한경필과는 몇 년 전 협연을 인연을 맺게 됐는데, 이번에는 바흐 음악을 같이 연주하게 돼 기쁩니다. 항상 따뜻하게 맞아 주셔서 감사드리고 훌륭하신 음악인들로 이뤄진 한경필을 응원합니다. 관객분들의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한경필이 준비한 이번 음악회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인해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된다. 이날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과 한경닷컴 홈페이지와 한경닷컴 유튜브 채널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의 지휘는 권민석, 첼로 주연선, 비올라 홍진선·에르완 리샤, 비올라 다 감바 강지연·강효정, 오보에 이윤정, 바순 김현준, 리코더 허영진, 호른 이 세르게이, 트럼펫 배재혁, 하프시코드는 오주희가 맡는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은 클래식 음악 역사에서도 최대의 걸작 중 하나라는 찬사를 듣는 작품이다. 이는 1721년 바흐가 브란덴부르크-슈베트의 공작이었던 크리스티안 루트리히에게 헌정한 곡으로, 곡명도 공작의 영지인 브란덴부르크로 붙였다.
협주곡은 각기 다른 독주 악기로 연주되는 6곡으로 이뤄졌다. 곡마다 저마다 다른 개성을 뽐내며 바로크 시대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1번 협주곡에서는 호른·오보에·바순 ▲2번 바이올린·리코더·트럼펫 ▲3번 바이올린·비올라·첼로 ▲4번 바이올린·리코더 ▲5번 바이올린·플루트·하프시코드 ▲6번 비올라·비올라 다 감바(첼로의 전신) 등을 연주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경제와 문화의 가교'라는 슬로건 아래 창단된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이날 예술의전당과 손잡고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은 완곡에만 2시간가량이 소요되는 '고난도' 곡이다. '오십이 넘은 나이에 괜찮을까' 우려했다던 단원도 있었다.
하지만 인터뷰에 참여한 한경필 단원들은 모두 이번 공연이 '연주자와 관객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초겨울 칼바람도 무색하게 만든 한경필 단원들(지휘자 권민석, 오보에 이윤정, 첼로 주연선, 하프시코드 오주희)의 뜨거운 열정을 들여다보자. Q. 이번 음악회에서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을 선보이게 됐습니다. 이 곡을 선택한 이유와 배경이 궁금합니다.
권민석 = 여섯 곡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은 바로크 시대 협주곡 양식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흐는 비발디에게서 얻은 영감을 통해 리토르넬로 양식의 이탈리아 협주곡 양식 외에도 프랑스의 춤곡 양식과 본인의 이색적인 아이디어를 첨가해 그동안 한 번도 쓰인 적이 없던 협주곡 집을 만들어 냅니다. 여섯 곡의 협주곡은 각각 색채와 특징이 뚜렷합니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여섯 곡을 모두 한 번에 들을 수 있다면 바흐가 이상적으로 생각한 협주곡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한껏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윤정 = 브란덴부르크주 협주곡 여섯 곡 중에는 연주가 많이 되는 곡들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연주가 잘 안 되는 곡들도 있습니다. 사실 1번 협주곡도 인기가 많은 곡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1번 2악장이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전곡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악장이지요. 이런 숨은 진주 같은 악장까지도 연주자로선 전부 연주할 수 있고, 관객분들은 감상하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주연선 = 바흐는 제가 존경하는 음악가입니다. 바흐의 음악은 언제나 순수하며 맑고 또 깊이가 있죠. 제가 이번에 연주하는 6번은 바이올린이 없고, 비올라 다 감바 두 대가 들어가는 평범하지 않은 편성으로 이뤄진 곡인데, 깊이 있는 울림이 있으면서도 따뜻한 곡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오주희 =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을 하루에 공연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로, 연주자나 관객들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입니다. 긴 공연 시간은 차치하더라도 여섯 개의 곡들이 지닌 다양한 악기 편성과 다채로운 양식의 그야말로 바로크 음악의 향연입니다. 전곡을 연주한 경험이 몇 번 있지만 이번 공연은 특별히 의미 있고 더욱 기대됩니다. 이번 공연은 국내에서는 최초로 시도됩니다. 특히 고음악 전문가로도 정평이 나 있는 권민석의 지휘 아래 바흐 시대에 사용되던 고악기들, 리코더, 비올라 다 감바가 한경필과 어우러져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롭고 참신한 음향으로 청중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줄 것입니다. Q.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은 연주에만 2시간가량 걸리는 고난도의 협주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준비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공연 준비 과정에서 특히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요?
이윤정 = 연주자들에게도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은 매우 도전적인 곡입니다. 기술적으로도 그렇지만 연주를 쉬지 않고 장시간 해낼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만 하는 곡입니다. 악보만 보더라도 숨 쉴 곳 없이 계속 연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관악기에는 호흡과 입에 큰 무리가 와서 좋은 소리를 끝까지 유지하기가 무척 힘든 곡이기도 합니다. 연주 제의를 받을 당시에는 아무 생각도 없이 단지 '전곡 연주'라는 것에 욕심이 나서 수락했는데, 과연 오십이 넘어서 이 곡들을 연주해낼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첫 리허설을 한 후에 저희 관악기 주자들끼리 우스갯소리로 "과거의 관악기 주자들은 정말 실력이 좋았나. 아니면 연주의 질 따위는 개의치 않고 아무렇게나 마구 연주했나"라고 농담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권민석 = 협주곡 공연 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뛰어난 협연자'와 '훌륭한 오케스트라'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최고 수준의 협연자들과 역동적이면서도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는 한경필 연주자분들과 함께해 어려운 점이 전혀 없었습니다. 특히 공연을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와주신 조동균 사무국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주연선 = 바로크 음악은 소리 내는 방법이 아주 다른데, 비올라 다감바와 하프시코드에 어울릴 수 있는 소리를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오주희 = 바흐 음악은 완벽한 짜임새로 연주자들에게도 높은 완성도와 집중이 요구되고, 특히 곡마다 다양한 악기의 독주자들과의 충분한 리허설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번 연주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특히 독주자들과 충분한 리허설 시간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던 거로 알고 있습니다. Q. 공연을 관람할 예비 관중들에게 감상 관련 '꿀팁'을 준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주연선 = 바흐의 음악은 '더하기'보다는 '빼기' 혹은 '내려놓기'라고 생각됩니다. 각자의 삶 속에서 뭔가를 계속 채우느라 지치시고 피곤하셨다면, 마음을 내려놓고 바흐의 음악을 들으시면서 힐링이 되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권민석 = 한 곡 한 곡 모든 협주곡의 색채가 독특합니다. 바로크 춤곡의 경쾌함과 귀족적인 우아함이 드러나는 1번, 협연 악기로 등장하는 트럼펫, 바이올린, 오보에, 리코더의 매력적인 조화가 특징인 2번, 현악 합주의 정수를 들을 수 있는 3번, 리코더 두 대가 함께해 상쾌한 울림이 있는 4번, 플루트, 하프시코드, 바이올린의 앙상블이 매력적인 5번, 비올라 다 감바와 비올라의 이색적인 조화를 느낄 수 있는 6번까지, 단 한 곡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적인 작품집입니다. 각 작품의 색채를 즐기시는 것이 이번 공연 감상의 '팁'입니다.
이윤정 = 협주곡의 어원은 '경합'입니다. 협주곡은 다수의 협연자와 현악합주라는 두 음향체 간의 대립입니다. 대개의 독주 합주곡이 솔로와 반주의 경합에 의미를 둔다면 이 곡들은 독주자 간에 경합이 더 흥미롭습니다. 같은 주제를 한 명씩 돌아가면서 마치 요즘 말로 하면 '배틀'하듯이 연주가 되기도 하고, 편을 갈라 이팀 저팀이 경합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때는 두세 악기가 화음을 만들어 함께 선율을 만들 때도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주제 선율을 쫓아가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오주희 = 바로크 음악에 등장하는 고악기들이 어떤 특징들을 가졌는지 미리 찾아보고 오시면 관람하실 때에도 어느 곡에서 그 악기들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 더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공연을 함께 준비한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예비 관중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오주희 = 한경필 연주에는 처음 참여하는 것이지만, 실력 있는 연주자들로 아주 탄탄한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는 느낌과 단원들 하나하나 음악을 즐기면서 한다는 생각이 들어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작은 규모의 앙상블인 만큼 각 악기마다 특징과 역할에도 주의를 기울이며, 서로 대화하듯, 때론 경쟁하듯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내는 바로크 음악의 매력을 눈과 귀로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권민석 = 한 주간의 리허설 기간 동안 정말 열심히 연습해주신 한경필 단원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바흐의 작품은 하나의 완벽한 우주와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작품 중에서도 완성도가 높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을 통해 관객 여러분들께서도 리허설 도중 저희가 경험한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윤정 = 2년 가까이 이어지는 코로나19 시국에 음악계도 많이 위축돼 있었지만, 이제 슬슬 제자리를 찾아가려는 움직임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 브란덴부르크 전곡연주가 새로운 시작에 도전이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음악가들과 관객분들께 응원을 보냅니다.
주연선 = 한경필과는 몇 년 전 협연을 인연을 맺게 됐는데, 이번에는 바흐 음악을 같이 연주하게 돼 기쁩니다. 항상 따뜻하게 맞아 주셔서 감사드리고 훌륭하신 음악인들로 이뤄진 한경필을 응원합니다. 관객분들의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한경필이 준비한 이번 음악회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인해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된다. 이날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과 한경닷컴 홈페이지와 한경닷컴 유튜브 채널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의 지휘는 권민석, 첼로 주연선, 비올라 홍진선·에르완 리샤, 비올라 다 감바 강지연·강효정, 오보에 이윤정, 바순 김현준, 리코더 허영진, 호른 이 세르게이, 트럼펫 배재혁, 하프시코드는 오주희가 맡는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은 클래식 음악 역사에서도 최대의 걸작 중 하나라는 찬사를 듣는 작품이다. 이는 1721년 바흐가 브란덴부르크-슈베트의 공작이었던 크리스티안 루트리히에게 헌정한 곡으로, 곡명도 공작의 영지인 브란덴부르크로 붙였다.
협주곡은 각기 다른 독주 악기로 연주되는 6곡으로 이뤄졌다. 곡마다 저마다 다른 개성을 뽐내며 바로크 시대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1번 협주곡에서는 호른·오보에·바순 ▲2번 바이올린·리코더·트럼펫 ▲3번 바이올린·비올라·첼로 ▲4번 바이올린·리코더 ▲5번 바이올린·플루트·하프시코드 ▲6번 비올라·비올라 다 감바(첼로의 전신) 등을 연주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