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추석에 해당하는 추수감사절에 미국의 주요 유통기업들이 매장 문을 닫기로 했다.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유통기업들이 직원의 퇴사나 이직을 막기 위해 추수감사절 휴일 제공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추수감사절에 휴점하는 대신 다음날인 블랙프라이데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유통기업 타겟은 22일(현지시간)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도 추수감사절에 매장을 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추수감사절은 25일이다. 추수감사절에 타겟의 미국 매장 1915곳이 모두 문을 닫게 되며 콜센터와 물류센터에는 최소 근무인원만 두기로 했다. 월마트도 미국 매장 5000곳 가량을 휴점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월마트는 추수감사절 휴점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직원들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하는 차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백화점 콜스와 메이시스, 쇼핑몰 운영사 사이먼몰 등도 이에 동참하는 회사다. 달러제너럴은 매사추세츠 등 일부 지역 매장을 휴점하기로 했다.

미국 유통기업들이 추수감사절 휴점을 결정한 이유는 극심한 구인난에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의 구인 수요에 비해 구직자 수가 적은 상황에서 추수감사절 휴일을 주는 것이 직원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경영 판단이 도출된 결과라는 뜻이다.

미국 유통기업들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추수감사절에 매장 문을 닫았지만 고객들이 별다른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도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줬다. 과거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아마존에 대응하기 위해 블랙프라이데이 전날인 추수감사절부터 판매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추수감사절 당일 매출이 블랙프라이데이에 올릴 수 있었던 실적을 선반영하는 수준에 그치는 데다 “추수감사절에는 쇼핑 말고 명절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고객들의 목소리도 높았다.

미국 유통기업들은 대신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26일 블랙프라이데이에 집중해 매출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월마트, 콜스 등은 추수감사절에 매장 문을 닫는 대신 블랙프라이데이에는 새벽부터 개점해 고객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