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비축유를 방출해 국제유가를 잡겠다고 나서자 산유국들도 ‘맞대응’을 시사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연합체인 OPEC+는 “비축유 대량 방출은 현재 시장 상황상 맞지 않다”고 반발했다. OPEC+는 “다음주로 예정된 회의에서 원유 증산 계획을 재고하겠다”고 맞섰다.

백악관은 2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등에 대한 연설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날 연설에는 미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비축유를 방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미국만 3500만배럴을 방출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비축유를 풀어 국제유가를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OPEC+가 감산 등으로 맞불을 놓을 경우 국제유가 진정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22일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OPEC+의 감산 가능성에 한때 전날보다 1%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OPEC+의 이번 대치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가격전쟁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국가전이라고 평가했다.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원자재 담당 수석전략가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에 새로운 국면이 올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에서 미국의 주요 동맹국 역할을 해 왔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