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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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가계빚이 1844조원을 기록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와 대출금리 상승으로 대출 증가세가 주춤해진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1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3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9000억원으로 전분기(1808조2000억원) 대비 36조7000억원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9.7%로, 2019년 4분기(4.2%)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4분기(8%)부터 올해 1분기(9.5%), 2분기(10.4%)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번 3분기 들어 증가세가 둔화됐다. 가계신용은 은행과 비은행 금융회사의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할부액을 비롯한 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통상 가계부채는 가계신용을 뜻한다.

가계신용에서 비중이 큰 가계대출은 1744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7조원(2.2%) 늘었다. 이같은 증가세는 지난 1분기(34조7000억원)와 비교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1분기부터 1%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품별로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확대됐다. 주택 매매 및 전세 거래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되고, 집단대출 추급 확대 등에 따른 것이다.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3분기 26만호로 전분기(28만호), 전세거래량은 3분기 32만8000호로 전분기(32만6000호)와 비슷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6만6000호로 전분기(4만7000호)에 비해 증가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20조8000억원 증가하면서 전분기(17조3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이는 2016년 4분기(24조2000억원)에 이어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반면 기타대출은 16조2000억원으로 전분기(23조8000억원)에 비해 축소됐다. 이는 지난 1분기(14조3000억원)에 이어 가장 낮은 수준의 증가폭이다.

송재창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올해 주택거래가 이어지면서 이에 따른 주택매매, 주택전세 수요가 지속된 데 따른 영향이 3분기에도 지속됐다"며 "2분기에 비해 미승인된 주택대출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은행대출이 주담대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어 "반면 기타대출의 경우 신용대출 한도 축소하는 등 각 금융기관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면서 전체 업권에서 증가폭이 축소되는 모습 공통적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3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902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21조1000억원(2.4%) 늘었다. 이는 지난해 4분기(28조9000억원)에 이어 역대 최대치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46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8조2000억원(2.4%) 증가했다. 이는 지난 1분기(5조6000억원)에 이어 가장 적은 증가액이다.

신용카드 할부액을 비롯한 판매신용 잔액은 100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000억원 줄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