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짜 킬러 사이트 '렌터히트맨'. /사진=연합뉴스
美 가짜 킬러 사이트 '렌터히트맨'. /사진=연합뉴스
미국에서 가짜 살인청부 사이트에 속아 살인을 의뢰한 청부인이 수백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가짜 살인 청부 사이트 '렌터히트맨'에 얽힌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시간 남동부에 거주하는 웬디 웨인(52)은 전 남편에 대한 복수를 꿈꾸던 중 지난해 우연히 렌터히트맨 사이트를 발견했고, 이 사이트는 고객의 문제를 맞춤형으로 해결해 준다는 살인청부 업자가 운영하는 것으로 보였다.

웨인은 실제로 일을 맡겼고, 지난해 7월 미시간 남동부의 한 카페에서 '현장요원'과 만났다. 착수금으로 200달러를 건넨 뒤 일을 끝내면 5000달러를 더 주기로 했지만 이 현장요원은 웨인의 전 남편을 살해하는 대신 웨인을 감옥에 보내기 위한 조서를 작성했다.

알고 보니 이 현장요원은 경찰이었고, 사이트도 가짜였던 것. 결국 웨인은 자신의 죄를 인정했고, 살인 모의 혐의로 지난 1월 법정에서 징역 9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초 이 사이트는 네트워크 보안전문가인 밥 이네스(54)라는 남성이 2005년 만은 것으로, 사이트 이름이 '렌터히트맨'인 것은 인터넷 보안전문가인 자신을 고용하면 의뢰인의 사이트를 공격(Hit)해 보안성을 점검해주고, 사이트 홍보도 잘해서 흥행(Hit)도 시켜준다는 의미였다.

재미있는 도메인 이름을 확보해 비싼 값에 팔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사업은 잘 되지 않았고, 사이트는 사실상 방치됐다. 몇 년 후 이네스가 우연히 사이트와 연계된 이메일 300여통을 확인했을 때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상당수가 '히트맨'을 킬러로 생각해 살인 의뢰와 관련된 이메일을 보냈기 때문이다.

이네스는 2005년 웹사이트 개설 이래 650~700명이 자신에게 연락해 왔으며 약 400명은 실제 의뢰서를 작성했다고 전했다. 이 사이트로 여러 번 언론에 노출됐지만 여전히 의뢰서가 들어와 정기적으로 경찰에 명단을 넘긴다고 이네스는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