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국 여성이 자신의 할아버지와 웨딩 콘셉트의 사진을 찍었다가 '꽃뱀'으로 낙인찍힌 사연이 공개됐다.
23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한 블로거는 29세의 미녀가 중국 남부 광둥성 둥관에 사는 73세의 부유한 사업가와 결혼했으며 혼수로 88만 위안(약 1억 6377만 원) 상당의 아파트와 고급 승용차를 받았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글에는 베일을 머리에 장식한 젊은 여성이 나이 지긋한 노인과 화이트 슈트를 맞춰 입고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이 포함되어 있었다. 해당 사진이 확산되며 20대 꽃뱀 여성에게 부유한 노인이 당했다는 루머가 일파만파 퍼졌다.
사진을 본 여성의 지인들이 해당 게시글의 존재에 대해 알렸고 여성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scmp는 전했다.
해당 사진은 2018년 12월 촬영된 것으로 30대인 여성이 자신을 키워주신 할아버지와 촬영한 사진이었던 것이다. 여성은 몇 해 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할머니를 대신해 할아버지와 이 같은 콘셉트의 사진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여성은 "말도 안 되는 루머가 내 삶에 악영향을 끼쳤다"며 "루머를 퍼트린 블로거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변호사와 접촉했으나 법적 처벌을 받게 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왜 내가 이 모든 비판을 받아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여성이 '꽃뱀'이 아니라 친손녀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대중의 비난을 받은 블로거는 논란의 게시물을 삭제했다.
여성은 사건의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나 블로거는 여성에 대해 어떠한 언급이나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베이징유스데일리는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